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주춤하겠지만 반도체·정유·철강산업은 양호한 업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와 유통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정유·철강 양호…자동차·유통은 부진"
크리스티안 드 거즈만 무디스 이사는 13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와 국제 유가 상승, 주요 선진국의 통화긴축 정책 등으로 내년 한국 경제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와 공동 개최한 ‘2019년 한국 신용전망 콘퍼런스’에서다.

무디스는 지난 8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2.3%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성장률은 둔화되겠지만 내년에도 반도체·정유·철강산업은 좋을 것이라고 봤다. 크리스 박 무디스 기업평가담당 총괄은 “이 업종들은 이익이 소폭 줄어들 수는 있지만 내년에도 견조한 수익성과 양호한 재무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자동차와 유통에 대해선 “실적은 다소 회복하겠지만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힘든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미국이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상당한 충격을 받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국내 기업들이 성장세 둔화에도 우수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과 금리·유가·환율 상승이 미칠 여파는 경계했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무역전쟁이 격화돼 중국의 산업 생산이 위축되면 자동차·철강·화학 등 국내 중간재 제조업체가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며 “화학과 항공·운송업체들도 유가가 오르면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