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이후 위축됐던 공모주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중소형 기업들이 눈높이를 낮춰 공모주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기관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 공모주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가 공모주 수요예측을 받은 기업들은 잇따라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4일까지 수요예측을 받은 인크로스는 기관 경쟁률 492 대 1, 코스메카코리아는 573 대 1을 나타냈다. 두 기업 모두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에서 결정했다.

지난 11일까지 수요예측을 받은 중국 기업 그레이트리치과기는 중국 기업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극복하고 14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한 미투온(43 대 1) 화승엔터프라이즈(48 대 1) 엘에스전선아시아(30 대 1) 등의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넘긴 적이 없었던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기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21일까지 공모주 청약을 받은 인크로스의 경쟁률은 1047 대 1을 기록했다. 공모주 시장이 냉각된 8월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19일까지 청약을 받은 코스메카코리아는 391 대 1, JW생명과학은 220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 훈풍의 원인을 기업들이 ‘몸값’을 낮춰 시장에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공모가를 산정하면서 할인율을 39~46%로 제시했다. 기업공개(IPO) 기업들은 보통 20% 중반에서 할인율을 적용한다. 그레이트리치과기도 할인율을 57~71%로 적용해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췄다.

한 국내 공모주 펀드매니저는 “올여름 높은 공모가에 IPO 시장에 나온 기업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시장이 냉각되자 최근 공모주 가격이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