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브라이언 대표와 심한보 대표
왼쪽부터 김브라이언 대표와 심한보 대표
"지난 11일 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세포실험 결과를 받았습니다. 긍정적이었고, 세계 시장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전임상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국내 유일의 캡슐내시경 업체 인트로메딕이 바이오신약 개발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인트로메딕 본사에서 만난 심한보, 김브라이언 공동 대표는 '한국판 존슨앤존슨'의 꿈을 세웠다며 앞으로의 성장 계획을 전했다.

◆ 새로운 기전(first-in-class)의 후보물질 발굴

"2형 당뇨병은 당 대사를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는 정상적이지만, 인체 조직이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 정도가 미약해 생기는 질병입니다. 당뇨병 환자의 약 90%가 2형이지만, 현재 나와 있는 약들은 부작용이 많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했습니다."

2형 당뇨병에도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이 진행되면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망가지기 때문이란 것이다. 2형 당뇨 초기에는 인슐린의 효과가 없다.

연초 인트로메딕에 합류한 김브라이언 공동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25년여간 박스터 파마시아(현 화이자) 엘러간 타녹스(현 제넨텍) 등 글로벌 제약사와 셀트리온 등에서 바이오 신약의 기획과 개발, 허가 및 판매에 이르는 바이오의약품 사업화 전과정을 경험한 전문가다.

인트로메딕의 바이오신약 사업을 이끌 그는 인슐린 반응을 증가시켜, 당 대사를 정상화하는 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BHD1028'을 개발하고 있다. BHD1028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동일한 기전이 없는 새로운 신약후보물질(first-in-class)이다.

김 대표는 "실험을 통해 BHD1028이 인슐린 반응을 저해하는 인자에 잘 붙는다(affinity)는 것을 확인했다"며 "BHD1028은 2형 당뇨 외에도 난치병으로 분류되는 질병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큰 잠재력을 가진 물질"이라고 말했다.

제약산업 분석기업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당뇨병치료제 시장은 2014년 416억달러(약 48조8400억원) 규모며, 2020년 605억달러(약 7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트로메딕은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표준에 맞춰 BHD1028의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다국적 허가를 위해 글로벌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2개 이상의 바이오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새로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자금은 국내외 제약사와의 공동 개발 및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 소장 및 대장용 양방향 캡슐내시경 연내 출시

기존 캡슐내시경 사업은 신제품 연내 출시로 추가 성장을 꾀하고 있다.

심한보 대표는 "통신 기능이 대폭 강화된 소장 및 대장용 양방향 캡슐내시경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고, 데이터 수신 및 저장 시스템도 거의 개발 완료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신제품이 나오면 시장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캡슐내시경은 알약 모양의 일회용 내시경을 입으로 삼켜 식도와 소장 등의 건강 상태를 촬영하는 의료기기다. 의사는 이 영상을 분석해 소화기 질환 진단에 이용한다. 그동안 캡슐내시경은 소장 질환 진단에 주로 사용돼 왔으나, 대장 질환으로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대장용 캡슐내시경 시장은 소장의 2~3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인트로메딕은 이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 비중의 20~30%를 차지하는 리시버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교체 수요가 없었다. 리시버는 캡슐내시경이 촬영한 영상을 수신하는 장비로 신제품의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 대표는 "올해는 다시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소화기 영역에 국한됐던 사업 범위를 다른 분야로 확장해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진단 및 치료기기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트로메딕은 일회용 유선 내시경 제품도 가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산부인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등의 영역에서 공동개발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심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존슨앤존슨도 의료기기 등으로 작게 시작했지만, 신약개발 등 시너지 효과를 가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크게 성장했다"며 "한국판 존슨앤존슨의 꿈을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업탐방 LIVE] 캡슐내시경 제작 현장을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