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조직적인 불완전 판매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3조3천억원어치가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H지수가 지난 1월21일 7,835까지 내려가면서 전체 H지수 ELS 37조원어치 가운데 3조3천억원어치가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갔다.

앞서 H지수 8,000이 붕괴할 때 H지수 2조원어치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는데 지수가 추가로 하락함에 따라 1조3천억원어치가 추가로 손실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H지수 ELS 발행액 중 일부가 녹인 구간에 진입했지만 곧 투자자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필요한 불안 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현재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간 ELS 가운데 96.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한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되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약정된 수익을 지급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은 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시장의 대량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합동으로 'ELS 상황 점검반'을 꾸려 위험 요인을 점검할 계획이다.

당국은 ELS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 상품이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를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판매 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손실 발생 가능성과 상환 조건 등을 상세히 안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ELS 불완전 판매 동향을 점검했지만 시장에서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지속적인 불완전 판매 점검을 통해 파악한 결과, 투자자 대부분이 위험 상품임을 인지하고 있는 등 조직적 불완전 판매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향후에도 불완전 판매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구체적 증거가 나오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 금융회사나 영업점 차원의 조직적인 불완전 판매 우려가 제기될 경우 특별 검사를 실시하는 등 엄정한 대처에 나서겠다고 임 위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금융당국은 현재로서는 ELS 녹인 구간 진입과 관련해 증권사들의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ELS와 관련해 증권사들을 점검해 본 결과 현재로서는 기초 자산 헤지가 경영 건전성을 위협할 정도로 부실하지는 않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에 대한 점검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는 자기 책임 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 점에 주력해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