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위안화 동조화 현상 지속된다면 자본유출 압력 받을 것"
"외국인 움직임…신흥국 금융경제상황, 미국 금리 정상화, 유가에 달려 있어"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 2.6% 성장 추정…올해는 3.0%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글로벌 금융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촉발한 중국의 증시 폭락은 버블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한 직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중국 금융시장 상황이 국내외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위안화 환율과 원화의 동조화 현상에 대해 우려감을 드러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약세에 동조화되며 5년 반만에 1200원대를 돌파해 거래중이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와 중국은 무역 등 경제여건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원화와 위안화 동조화 현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동조화가 지속된다면 자본 유출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으로의 위안화 전망에 대해선 "시장에선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중국 정책당국의 의지도 감안해야 한다"며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에도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유출됐다"며 "미국 금리인상, 중국 금융 불안, 국제 유가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외국인의 움직임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의 금융 경제상황 변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유가 흐름에 달려있다"며 "자본유출입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기초경제여건, 외환건전성 등의 측면에서 차별화되어 있다"며 "자금 흐름도 여타 신흥시장국과는 차별적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이머징 국가와의 금융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 여건으로 국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경제 및 통화정책운용 상황 등에 대해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와는 국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 부총리와 단순히 상견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으므로 대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상황과 전망, 대책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2.6%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전망한 예상치인 2.7%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0%로 내려 잡은데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가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 평균(2%대)보다 높아서 장밋빛 전망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및 교역신장률, 유가 하락으로 인한 소비여력 증가 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