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희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김희석 한화생명 전무, 이재우 PEF협의회 회장(보고펀드 대표), 신진영 연세대 교수, 이형훈 보건복지부 과장/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14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희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김희석 한화생명 전무, 이재우 PEF협의회 회장(보고펀드 대표), 신진영 연세대 교수, 이형훈 보건복지부 과장/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저성장, 저금리, 엔저(엔화 약세)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도전받는 초유의 위기 상황이다. 기존 주식과 채권 투자로는 수익을 올릴 수 없다. 사모펀드(PEF)와 부동산, 벤처 등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일한 답이다.”(이찬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메워 건전한 기업생태계를 만드는 고리가 바로 대체투자다. 기업 성장단계마다 투자 기회를 모색해 실물과 금융이 함께 발전하는 것이야말로 ‘창조경제’다.”(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

14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ASK)’에서는 60여명의 국내외 대체투자 리더들이 연사 및 토론자로 나서 저금리 시대 투자대안과 세계적 대체투자 트렌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연기금과 글로벌 PEF,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등 대체투자 전문가들은 미개척시장(New frontier market), 신성장산업(New growth industry), 틈새시장(Niche market) 등 이른바 ‘3N’이 저금리 시대 투자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개척 신흥시장 뚫어라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 미개척 시장·신성장 산업·틈새분야…대체투자 '3N'이 뜬다
대체투자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성장세가 꺾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대신할 ‘포스트 브릭스’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선진국 경기와 연관성이 낮으면서 내수 성장률이 높은 미개척 신흥국가(뉴프런티어)야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페루 멕시코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표적 지역으로 꼽혔다. 니클라스 어문드손 엠비전 부사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남미와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으로 투자를 다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들도 ‘뉴프런티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구성훈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전무)은 “국내에선 연간 수익률이 6~7%가 넘는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아 해외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 부동산을 중심으로 투자해 왔으나 앞으로는 라오스 등 미개척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성장 극복할 신성장산업 육성하라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대로 내려앉은 상황인 만큼 연평균 10% 이상 고속 성장하는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유신 사장은 “기존 제조업 기반 산업에서는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다”며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산업을 벤처로부터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준 IMM 프라이빗에쿼티 전무는 “지난 5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한 산업에 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신성장산업으로 헬스케어와 스마트그리드,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방산, 자산운용업을 꼽았다. IMM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바이오의약 업종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7%에 달했고 소프트웨어는 16%씩 성장했다.

○고수익 창출하는 틈새시장 찾아라

새로운 지역,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것 외에 남들이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는 것도 글로벌 대체투자업계의 관심이다.

PEF 세컨더리 펀드는 국내에 틈새 투자처로 점차 알려지고 있는 영역이다. 세컨더리 펀드란 PEF가 조성될 때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중간에 지분을 팔고 나갈 때 이를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뜻한다. 공무원연금 새마을금고뿐 아니라 민간 보험사들도 세컨더리 펀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정한설 스틱인베스트먼트 전무는 “과거 벤처캐피털펀드를 기반으로 조성돼왔던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PEF로 확장되고 있다”며 “그동안 미미했던 세컨더리 펀드 시장은 향후 4년 동안 3조7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수정/정영효/안대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