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낙폭 하위권…"유로존 우려 확산여부 변수"

이달 들어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내리막을 달리고 있는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한국 증시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상승 무드를 타던 세계 주요 증시가 이달 들어 일제히 약세로 전환, 대부분 9% 안팎의 하락률을 보인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증시 마감일인 20일까지 8.1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달 말 11,008.61에서 20일(현지 시간)까지 10,068.01로 8.54%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0.45%(2,461.19→2,204.01), 영국 FTSE 100지수 8.65%(5,553.29→5,073.13), 프랑스 CAC 40지수 10.07%(3,816.99→3,432.52) 각각 떨어졌다.

아시아권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9.29%(11,057.40→10,030.3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96%(2,870.61→2,555.94), 호주 올오디너리스는 10.17%(4,833.90→4,342.40) 등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만의 가권지수와 홍콩의 항셍지수는 각각 7.24%(8,004.25→7,424.43)와 7.40%(21,108.59→19,545.83)로 한국 증시보다 다소 낮은 하락률을 보이며 '선방 그룹'에 합류했다.

이처럼 한국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라는 공통의 리스크에 '천안함 사태'라는 변수까지 안고도 세계적인 약세장 속에서 선방한 것은 상장기업들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펀더멘털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의 불안이 확산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 이후 남북한의 강경 대치 방침이 어떤 양상의 '실천'으로 이어질지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국내 증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이달 들어 13거래일 중 11거래일을 '팔자'로 일관, 5조2천80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증시 수급을 악화시키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의 반등 시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IBK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앞으로 증시는 유로존 우려에 대한 시장심리가 얼마나 안정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시장심리가 진정되지 않으면 외국인들의 무차별 매도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인이 증시에서 돈을 빼내고 있지만 국채를 사는 걸보면 천안함 리스크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패턴에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신창용 기자 hsh@yna.co.kr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