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방향성 탐색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증시가 방향성에 대한 갈등을 표출하면서 투자주체들의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코스피 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지난 9월 말 대비 각각 13%와 30% 감소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런 사이 시장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하며 투자주체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희망'을 찾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3일 국내 증시의 추가급락 여지는 크지 않다면서 추격매도 보다는 저점 매수로 방향전환을 모색할 때라고 밝혔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코스피지수는 추가 하락시마다 저가 매수세 역시 꾸준히 유입되며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전개될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고점대비 10% 가까운 하락세로 기술적 조정폭을 어느정도 충족한데다 추가하락 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동양종금증권도 현재 증시 조정이 금융위기 등과 같은 구조적인 위험으로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추가적인 가격조정 가능성이 낮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는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와 미국 및 유럽 기준금리 결정 등과 같은 변수에 의해 변동성은 확대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이미 발표된 10월 ISM제조업지수와 중국 PMI 등과 같이 예상치를 웃도는 경제지표가 발표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세 지속’으로 투자가의 관심은 재차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추가적인 가격 조정에 대한‘두려움’을 갖기 보다는 경기회복세 지속과 현재 국내 증
시의 가격메리트 부각 등으로 인한 반등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가매수에 나서려면 증시의 주요 변수인 경기여건이나 수급여건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시점은 그 어떤 변화의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 팀장은 "이날 코스피지수도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구간에서 잠시 상승흐름을 타다 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이렇게 분위기를 바꿀 특별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는 조정이 장기화 될 것을 대비해 주식 비중을 줄여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전날 코스피지수가 장중 저점대비 15포인트를 되돌리는데 성공하면서 하방지지력 형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지만 지난주 주요 지지선들이 잇따라 하향 돌파한 점으로 볼때 지수 불안정성은 완전히 진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중소기업 대출금융회사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의 경우 이미 주식시장에 알려진 이슈이기는 하지만 최근 부동산 전문 대출회사 캡마크 금융의 파산보호 신청이나 다른 지방은행들의 파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수급 측면에서도 전날 지수 반등에 맞춰 급격하게 매도세로 전환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자신감이 부족한 현재 장세의 여건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요소들을 해소시킬 필요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번주 예정된 주요 매크로 변수들에 따른 시장의 변동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시장을 바라보는 증시 전문가들의 시각차 만큼이나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당분간 시장이 제대로 된 방향성을 찾을 때까지는 투자주체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