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 만에 재매각되는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인수업체로 KB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롯데 한화 HSBC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KB금융이 인수합병(M&A)을 위해 이미 1조원의 실탄을 마련해놓고 있는 데다 은행에 비해 자회사인 KB투자증권의 규모가 크게 작아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KB 측은 이미 실사작업도 거의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M&A시장의 한 전문가는 5일 "미국 푸르덴셜그룹 본사는 올해 초에 도이치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푸르덴셜증권 매각을 준비해왔다"며 "KB금융은 이때부터 이미 인수자문사를 선정했으며 지금까지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7월11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할 당시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의 M&A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날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증권에 관심이 있다"고 인수의사를 분명히 했다.

증권업계에선 "1조원은 외환은행 등 은행을 인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KB금융의 인수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푸르덴셜증권의 매각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현재 자기자본의 1.5~2배 수준인 6000억~8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가 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증권사를 키워야 한다"며 "중복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주가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코스모투자자문 등을 통해 금융업에 진출한 롯데그룹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화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 역시 증권사 규모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후보자인 HSBC는 "아직 본사와 협의가 안 돼 코멘트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M&A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24위이며 100% 자회사인 푸르덴셜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2.2%(설정액 기준)여서 인수에 큰 부담이 없다"며 "증권업에 처음 진출하려는 업체보다는 이미 기반이 있는 기업이 시너지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