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주가에는 이미 선반영 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0일 삼성전자에 대해 올 2분기 실적이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76만9000원을 유지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조8000억원과 1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와 626%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액 19조1000억원과 영업이익 7080억원을 뛰어 넘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D램과 낸드 판매가격이 기대 이상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도 예상보다 강세"라며 "휴대폰도 기대 이상으로 많이 팔렸고, LCD TV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한술 더떠 7월 이후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국내 증시에 새로운 상승 동력을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양해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어닝 시즌에서 주목할 업종은 IT(정보기술)와 삼성전자의 기업이익"이라며 "삼성전자의 기업이익 성장률이 바닥을 벗어나 앞으로 높은 이익성장이 기대되고 있고 이는 IT업종의 이익 증가와 궤를 같이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동부증권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3분기 실적개선 상황까지 반영된 것이라며 박스권 매매 전략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의 V자형 실적회복과 3분기의 추가적인 실적성장은 주가에 상당히 반영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오히려 주가 선행성을 고려할 때 지금은 4분기부터 실적 감소를 선반영하기 시작할 때"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하반기 실적에 대해 지나치게 높아진 시장의 기대수준이 부담스러워 보인다"면서 "박스권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낸드 플래시는 수급과 가격측면에서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며,16기가 MLC NAND 가격은 현재 4달러 수준에서 3분기 말에는 3달러 이하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D램 역시 수요에 비해 여전히 많은 생산력을 갖고 있어 하반기 계절성수기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대형 TFT-LCD 패널 수급은 3분기까지 공급부족을 보이나 4분기부터는 악화되기 시작할 전망"이라며 "OEM 및 채널의 과잉 패널 재고 보유에 따른 후폭풍으로 4분기부터는 재고조정과 가격 약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