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수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의 노후차량 지원정책을 놓고 큰 폭의 수요 확대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긍정적 시각과 미미한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부정적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노후차 감세 혜택 조치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이 할인혜택을 강화하는 등 내수판매 확대 전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지난달 누적됐던 대기수요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노후차 교체 수요를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정부의 노후차량 감세 정책이 본격화되는 이달부터 내수 판매가 살아나면서 자동차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호전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김병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내수판매가 대기수요 효과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달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정부 지원책이 본격화될 경우 지난해 수준의 판매량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완성차 5사 합산 내수판매는 지난해 대비 6만대 정도 감소한 수준이지만 정부 지원책으로 16만5000대~22만대 수준의 판매 신장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후차량 소유주들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경우 실제 신차 교체로까지 이어지기 힘들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한 상황이다.

한화증권은 정부의 노후차 세금 감면을 앞두고 지난달 자동차 내수판매가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의미는 제한적이라며 자동차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유지했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 중 자동차 5사의 내수는 9만383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1.1% 감소하는데 그쳐 전월대비로는 5% 정도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 "하지만 아반테 쏘나타 그랜져 등 주요 차종들이 모두 감소세를 보여 경기 회복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4월 내수판매 신장세는 현대차 에쿠스 판매가 신차 효과로 3월 450대에서 4월 2030대로 증가한 것과 논란에 휩싸인 GM대우의 4월 마케팅 강화로 인한 판매증가 등 개별 이슈 등이 작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용 애널리스트는 특히 정부의 세금 투입으로 인한 수요 회복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1일부터 2000년 이전 차량 보유자에게 경차를 제외한 차를 살 경우 세금 70% 감면을 받게 돼 이 효과가 주목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행 첫 달임을 감안해 의미 있는 효과라고 해석하려면 5월 내수가 12만대는 되어야 하지만 4월에 대기 수요가 5월로 이월되었다는 것을 가정하고 차종별로 훓어보아도 5월 내수가 11만대를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세금 투입 효과가 5~7월에 월 1만대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는 2000년 이전의 차량을 운행하는 사람들이면 차량 소유자들 중에서는 극빈자층에 해당돼 세금 감면 때문에 주택 다음으로 큰 금액이 들어가는 자동차를 신규로 구입하기가 쉽지않아 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용 애널리스트는 "미국 수요의 격감이 지속되는 것도 부담"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미국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 개회 이전에 국회에 제출할 자동차업계의 자구노력에 대한 종합평가에서 업계의 자구노력 미흡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별할 기준을 두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노후차 세제지원의 조기 종료 여부 결정권은 국회로 완전히 넘어간 상태다. 국회가 관련 법을 통과시키면서 업계의 자구노력에 대한 정부 평가를 정기국회 전까지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부대의견을 달았지만 정부가 이러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현대차가 전 거래일보다 1.60% 내린 6만7800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 기아차도 0.44% 내린 1만1300원에 거래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