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부분 코스피지수가 5월엔 일시적인 조정을 겪더라도 1300~1370 사이의 박스권 상단 탈출을 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간헐적인 악재로 주가가 흔들릴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대표적인 신중론자로 꼽히는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마저 이달 중에 코스피지수가 150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센터장들은 단기 과열 부담이 큰 만큼 대형주나 실적개선주 중심으로 관심을 갖고 그동안 덜 오른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라고 조언했다.

◆지수 레벨업 기대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달 중 코스피지수가 1400~150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강세론을 펼쳤다. 지난 3주간 1300~1370선에서 횡보하고 있는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신중론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김학주 센터장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달 중 불거질 악재가 특별히 없고 상반기에는 기업들의 부실이 거의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달 중 지수가 1320~154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계기업이 늘어날 7월 이후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센터장들도 이달 중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돌파하고 조정을 받더라도 1250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코스닥지수도 420선은 지켜내고 경우에 따라 520선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이 '5월 강세론'을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국내외 악재가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며,둘째는 수급상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1400대 초반의 매물벽을 뚫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평가)와 크라이슬러 파산 등 미국 자동차 업계의 부실이 대표적 해외 변수로 꼽힌다"며 "이들 변수는 증시 변동성을 잠시 증가시키는 요인일 뿐 상승 흐름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초 오는 4일로 예정됐던 테스트 결과 발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해당 은행들의 협의가 길어져 6일 이후로 연기됐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국내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여파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말 국내 은행들은 대기업 그룹 45곳의 재무 상황을 평가해 11곳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기업 구조조정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호재에 가깝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살아남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에 주가 차별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 기조는 유지되고 한동안 주식을 내다팔던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서 주가 상승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및 IT업종 관심

센터장들은 전반적인 장세는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대형주나 업종대표주 위주로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증시가 대형주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센터장도 "시장지배력을 지닌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동차나 정보기술(IT) 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구체적 종목으로는 자동차와 IT의 대장주인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포스코나 KT 신세계 등의 업종대표주 및 엔씨소프트 OCI(옛 동양제철화학) 같은 실적호전주도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그동안 덜 오른 통신 · 전력 등 유틸리티 업종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스닥 종목에서는 정책테마주와 자원개발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주와 관련해 김영익 센터장은 "외국인이 금융업종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추가 부실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인설/송종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