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화학 해운 등 중국 관련주들이 급등,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게임주 화장품주 같은 '소프트 차이나주'도 뜨고 있다.

특히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기관들까지 '사자'에 가세해 중국 관련주의 순환매를 가속화시키는 양상이다.

◆화학업종 강세 돋보여

코스피지수는 23일 12.78포인트(0.94%) 상승한 1368.80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1633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총 1850억원어치를 사들인 데 힘입어 지수는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화학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LG화학은 6.32% 오르며 13만4500원을 기록,52주 신고가(13만8500원)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C도 2만4000원으로 5% 넘게 올라 2만4100원인 52주 신고가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힘입어 화학업종 지수는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3.03%의 상승률을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대량 순매도한 기관도 화학주는 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화학업체들의 수출량 중 절반이 중국 지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정부가 농업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비료 관련주도 급등했다. KG케미칼이 11.62% 올랐고 삼성정밀화학(7.49%) 동부하이텍(7.18%) 남해화학(2.58%)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은 자국 내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구매하는 농산품을 확대하고 농산물 비축량을 늘리는 한편 품질 좋은 종자를 생산하는 업체에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 효과가 이미 국내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지만 기대 이상의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비료를 비롯한 국내 화학제품의 수요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화학주는 중국 경기가 1분기에 바닥을 치고 2분기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중국 경제가 2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올해 정부의 목표인 8%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 차이나주'도 부상

해운주도 급등했다. 이날 정부의 해운산업 지원 방안이 발표된 데다 중국 수혜주라는 점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해운이 11.85% 오른 것을 비롯 한진해운(5.14%) 현대상선(4.32%) STX팬오션(2.75%) 등 대부분의 해운주가 상승했다. 해운과 항공이 합쳐진 운수창고 업종 지수도 1.58%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국내 해운업황이 좋아지려면 무엇보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며 "중국 내수 부양책으로 국내 해운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도 대한해운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의 경우 중국 효과로 1분기 대비 3분기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소비재 업종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 모멘텀이 강력한 게임주 엔씨소프트가 4.40% 올랐으며 아모레퍼시픽(7.26%)과 LG생활건강(5.41%) 등 화장품주도 상승세를 탔다. 특히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은행들이 올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리면서 중국 수혜주들의 강세에 힘을 보탰다.

김성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해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경기가 살아날 것은 확실하다"며 "중국과 중국 관련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