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이 10여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미국인들의 생계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에 나왔다.

미 노동부가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3월 소비자 물가는 당초 전망치보다 높은 0.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핵심물가 상승분의 60% 이상은 지난 1998년 12월 이래 가장 큰 11%의 인상률을 보인 담뱃값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이 기간의 담뱃값 인상분을 배제할 경우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에 그쳐 당초 전문가들의 전망치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BMO캐피탈 마켓의 이코노미스트 살 구아티에리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은 인플레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대부분의 물가상승은 담배제조업체들이 소비세 인상에 앞서 가격을 올린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아티에리는 이와 관련해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소비세 인상분은 담배 판매가를 한 갑당 12% 올린 수준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이코노미스트들도 담배제조업체들이 소비세 인상에 앞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가격을 올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나마 흡연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 기간의 의료비가 전월대비 0.2%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이래 가장 적은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점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 기간의 물가지수는 전체적으로 연료비와 식료품비 하락에 힘입어 전월 대비 0.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또 항공료와 의류, 컴퓨터, 호텔숙박비 하락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o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