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투자그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미국계 대형 자산운용계열 캐피털그룹과 국내 최대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맞섰다.

풍력발전 관련주인 현진소재를 두고 두 운용사의 매매 패턴이 엇갈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캐피털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캐피털 리서치앤 매니지먼트 컴퍼니(CRMC)는 지난해말 이후 현진소재 보유지분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진소재를 새롭게 편입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진소재 주식 111만7630주(7.843%)를 신규 취득했다. 현진소재 주식 84만5514주를 보유하고 있던 미래에셋측은 지난달 중순 이후 현진소재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며 보유지분을 확대했다.

반면 CRMC는 현진소재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었지만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된 이후 지분 축소에 나서고 있다.

CRMC는 2006년 4월부터 현진소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CRMC는 2007년말 현진소재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자 보유지분을 4.54%까지 축소하는 등 한차례 차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이후 현진소재 주가가 조정세를 나타내자 현진소재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 시작, 지난해 7월 보유지분을 10.26%까지 늘렸다.

하지만 CRMC는 지난해말과 올초 또다시 현진소재 지분을 축소했다. CRMC는 지난해 11월 현진소재 주식 32만2100주를 처분한 이후 지난달 30일과 전날에도 22만5000주를 추가로 처분, 보유지분을 6.42%(91만5000주)로 줄였다.

두 운용사의 매매 패턴은 엇갈리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현진소재가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날 현진소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매수 투자의견과 적정주가 4만1000원을 유지했다.

현대증권은 현진소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0억원, 284억원으로 현대증권과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약 22.5%로, 경쟁사들이 10%대 중반을 기록하는 것에 비해 높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진소재는 단조제품 중 가장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 중 하나인 발전 및 엔진용 샤프트 제조에 특화돼 있다"며 "2009년 가스터빈용 샤프트, 소규모 육상 발전용 샤프트 등의 제품의 출시가 예정돼 있는 등 샤프트 관련 신제품의 생산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발전용 및 대형 엔진용 샤프트는 높은 기술적인 진입장벽 때문에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현진소재의 경쟁사 대비 높은 이익률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