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인수형 M&A 차질 가시화

최근 확산되고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모기지의 부실 문제가 국제금융시장을 넘어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신용경색, 글로벌 M&A시장 위축으로 이어지나'라는 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시장의 부실 문제가 이제는 국제금융시장을 넘어 글로벌 M&A시장에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초의 영향은 지난 6월께 사모투자전문회사(PEF)들이 주도하는 차입인수(LBO)형 M&A시장의 자금조달 문제로 나타나, 서버러스의 크라이슬러 인수건 등 초대형 M&A가 줄줄이 지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연구원은 이어 문제는 그 여파가 차입인수형 M&A시장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M&A시장 전반에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A는 추진주체에 따라 기업의 사업확장이나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이 주도하는 M&A와 PEF 등 재무적 투자자가 주도하는 M&A로 구분할 수 있는데,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재무적 투자자가 주도하는 M&A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더 많이 노출돼 있어 금융시장 환경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M&A시장은 M&A붐이라고 할 정도로 커졌고, 특히 최근 수년간 지속돼온 저금리 기조와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풍부한 투자자금으로 재무적 투자자 주도형 M&A시장이 급성장했는데, 최근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가 신용경색으로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는 그동안 투자리스크에 둔감해졌던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자자산을 재배분하면서 금융시장내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해지는 단계,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단계, 주택경기침체와 소비위축의 단계를 거쳐 실물경기 침체로 발전하는 단계 등 3단계에 걸쳐 M&A시장은 물론 글로벌 경제전체에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현재는 리스크 관리 차원의 투자축소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볼 수 있고 이미 채권발행 연기에 따라 차입인수 완료도 지연되는 등 M&A에 대한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급격한 금융시장의 호전이 없는 한 당분간 차입인수 등 재무적 투자자 주도형 M&A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서브프라임 부실문제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화가 리스크 회피 성향의 강화단계에 머문다면 재무적 투자자 주도형 M&A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태가 된다면 M&A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고, 실물경제까지 침체된다면 글로벌 M&A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