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압박해온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오후 1시30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87억원에 그쳐 최근의 대량 매도공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이달 7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일 1천억~5억원어치를 주식을 처분했으며 본격적인 매도를 시작한 지난 4월25일 이후 전날까지 5조7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은 이날 위험회피를 위해 선물을 2천440계약 가량 매도하며 국내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 코스피지수를 하락세로 돌려놓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99포인트(0.90%) 오른 1,232.72로 출발한후 1,239.86까지 상승했으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1,213.83까지 떨어진후 등락을 보이고 있다.

◆ 외국인 매도 단기적으로 완화 예상 = 외국인은 글로벌증시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화되면서 단기급락에 따른 주식가격 매력에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날 미국 시장에서 금리결정의 주요 판단기준인 5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베이지북을 통해 경기둔화가 확인되자 FOMC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단기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다우존스지수가 1.03% 올랐다.

또 국내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규모는 크게 줄어 앞으로 매도공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FOMC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입장이 `부정적'에서 `중립' 이상으로 개선돼 대규모 매도공세도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FOMC 결과에 대한 불확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외국계 펀드의 환매가 줄어들고 FOMC의 금리 인상이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계속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코스피지수가 1,3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7-8월 외국인 매도 재개 가능성 = 외국인 매도는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7월 이후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크게 안 좋아 FOMC의 금리인상이 오는 8월8일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기준금리가 5.5%로 상승, 달러강세와 경기부진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5월 0.4% 올라 시장예상치 보다 0.1%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1~5월에는 연율로 5.2%나 상승,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를 크게 넘어섰다.

특히 가공단계 물가인 핵심 중간재와 핵심 원자재 가격은 5월 들어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9.2%와 26.8% 급등, 향후 소비자물가의 지속적인 상승 우려를 낳고 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은 결국 8월8일 FOMC에서 추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져 달러강세와 미국의 경기부진 심화, 주택가격 버블 붕괴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또 최근의 외국자본 이탈현상을 재개시켜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증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키움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증시는 미국의 금리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쉬어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코스피지수는 1,300을 기준으로 10%의 등락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매도세가 이달 FOMC에 대한 불확실성 감소로 당분간은 완화하겠지만 7-8월에는 다시 금리인상 우려감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국인들은 변동성이 큰 신흥시장보다는 달러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