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대기업에 대한 비자금 수사가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리서치팀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수사로 인해 기업의 통상적인 자체 지출 규모마저 줄게 돼 결국 소비를 위한 유동성도 감소될 수 있다"면서 "따라서 현재 계속되고 있는 소비위축 현상이 검찰수사로 인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특히 LG카드 등 카드사들의 유동성 위기에 언급, "카드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정부 당국으로부터 부채규모를 줄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 역시 내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비용 상승, 사교육비 증가 등 최근들어 가계의 지출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일반 소비자의 구매여력을 제한하게 된다"면서 "카드채 및 비자금 수사가 주가 상승에 결정적인 제동을 걸었다"고 단언했다. 조 팀장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고 한국의 대(對) 중국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내년 1월까지는 주가 상승 기조가 지속된 뒤 2월 이후 약 3개월간 조정양상을 띨 것"이라며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선 시즌으로 접어드는 내년 3.4분기 이후부터 주가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메리츠증권 백기언 상무는 "종합주가지수가 12월부터 반등해 최소한 내년 2월까지는 900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통적 주도주인 정보기술(IT)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은행, 소매, 자동차 등 내수 업종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주도주 순환 현상(섹터 로테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상무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호전되고 있고 종전까지 둔화됐던 중국의 수입증가율이 최근 들어 반등하는 등 미국과 중국이 주가 상승의 요인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내년 5월부터 둔화될 전망이어서 그 시기에는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