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는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99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를 내는 사업은 모두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후 2001년 반도체사업부문에서 집적회로(IC)의 일종인 MICOM 등을 떼어내는 1단계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데 이어 지난해엔 전자부품사업과 흑백TV 등을 매각했다. 지난달 31일엔 외형이 가장 큰 컬러TV와 모니터부문을 정리함으로써 구조조정작업이 완료됐다. 4년간 매출의 무려 35%를 차지하는 저수익사업을 정리해 나갔다. 이 회사 곽정소 회장은 "구조조정을 완료함으로써 향후 5년간 매년 20% 이상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채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저수익사업을 정리해 성장성과 수익성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됐다는 게 곽 회장의 설명이다. KEC는 지난해부터 주주중시 경영에도 앞장서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곽 회장은 "구조조정 과정을 인내하고 이를 지지해준 주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20%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KEC의 이러한 구조조정과 주주중시 경영은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이정 연구원은 "KEC는 구조조정의 성과로 고수익 사업만 남은 알짜 기업이 됐다"면서 "디지털가전의 성장과 국내 단말기 업체들의 실적 호전에 따른 수요 확대로 KEC의 향후 실적이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