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를 밝지않게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증시전망에 관해선 특별히 나쁘지 않다.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긍정적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가계부실이 많이 거론되지만 그 위력이 어느정도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주식시장은 눈치보기가 치열하다. 곧 방향을 잡겠지만 여러 변수에 대한 저울질이 한창이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기업의 실적이다. 시장이 아무리 나빠도 실적이 좋은 기업이나 업종은 복원력이 빠르기 마련이다. 업종별로 2003년 실적을 전망해 본다. ----------------------------------------------------------------- 반도체 관련주는 사실 몇개 안된다. 관련장비나 부품업체를 포함해도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과 시장의 움직임은 한국의 무역수지를 결정한다. 그만큼 증시의 영향력이 크다. 내년 하반기에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일시 발생할 전망이다. 반도체경기가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그러나 1분기에는 큰 재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통상 반도체는 연말이 성수기이고 연초는 비수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11월 반도체가격이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가격메리트는 연초가 다가오면서 소멸된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게 이를 반증한다. 적어도 1분기까지는 가격이 다시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전체적으로는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PC시장이 꿈틀거리고 있어서다. 올해 PC시장의 성장률은 1%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내년에는 4%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 3분기부터 기업용 PC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기업의 이익구조도 올 3분기 이후 개선추세를 보여 IT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이처럼 증가하는데 공급물량은 크게 늘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올해 투자위축으로 공급확대가 어렵다. 올해는 3백㎜ 웨이퍼 가공설비 투자가 늘겠지만 생산은 2004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DDR의 일시 공급부족 현상이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LCD는 5세대 제품이 본격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격이 패널당 10~20달러 정도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월의 패널당 2백75달러보다 1백달러 정도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LCD의 공급은 늘어나는 대신 소형제품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TFT-LCD TV 등 신규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어 대형제품도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초에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가격은 연말로 갈수록 안정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시장규모는 D램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 주요 종목 체크포인트 =반도체부문은 내년 상반기중 바닥권의 이익성장률을 보이겠지만 LCD 휴대폰 등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전망이다. 삼성테크윈은 고정자산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반도체장비에 대한 발주가 내년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성이엔지는 주가가 다소 고평가돼 있지만 삼성전자의 신규발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씨텍도 LCD 5세대 라인의 건설에 따른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디아이는 전환사채의 주식전환물량이 주가에 부담을 얼마나 주느냐가 주가의 향배를 결정할 전망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