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가 8주만에 '연속 상승 행진'을 마감했다. 다우는 지난주 월요일 한때 올 8월 이후 최고치인 9,063을 넘어서며 넉달만에 9,000선을 경신했다. 그러나 주간 전체로 2.81%(2백50.32포인트) 하락한 8,645.77에 머물렀다. S&P500지수도 2.57% 떨어졌고 나스닥은 3.8% 추락한 1,422.44로 한주를 끝냈다.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에 대해 월가분석가들은 겉으로는 느긋한 모습들이다. 두달만에 20%이상 급등했으니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지난주말 증시를 흔들어놓았던 초대형 뉴스인 폴 오닐 재무장관과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 보좌관의 전격 경질이 장기적으로 증시에 호재를 가져다줄 것이란 기대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자신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미국 경제가 기대만큼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잠깐 반짝했던 소매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제조업 활동지표들도 아직 미국 경제가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지 못한다. 지난 6일 발표된 11월 실업률은 이같은 미국 경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4만명이 일자리를 잃으며 실업률이 지난 94년 이후 8년만의 최고치인 6.0%를 기록한 것. 월가에서는 10월(5.7%)보다 조금 높은 5.8%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라크와의 전쟁위험도 증시를 여전히 억누르고 있다. 이라크는 8일(미국시간)까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리스트를 UN에 제시해야 하는데 이 리스트의 진실성 여부가 곧바로 미국의 전쟁시작을 예고해 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다. 이에따라 은행 저축계좌와 머니마켓펀드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등 주식시장에서 자금이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증시 분위기가 이렇게 흐르자 기술주 대표격인 세계최대 반도체칩 메이커인 인텔은 4분기 수익예상치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난주 10.4% 급락했다. IBM도 내셔널소프트웨어를 21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발표가 주가하락을 막지 못해 한주동안 6% 떨어졌다. 미국정부에서 18억달러의 지급보증을 거절함에 따라 파산 초읽기에 들어간 유나이티드항공의 모회사인 UAL 주가는 지난 목요일 주당 1달러로 70%이상 폭락한데 이어 금요일 다시 7% 하락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93센트로 '페니(1달러미만)주식'으로 전락했다. 경제흐름이 다시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이번주 증시의 시선은 10일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로 모아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달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를 인하한 FRB가 이번에는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재무장관과 백악관 경제고문이 '공석'인 상황에서 FRB가 현재의 경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에 월가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