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테크 시장에서도 화제는 단연 대통령 선거다. 오는19일 선거에서 새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개인들은 재테크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하는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테크 생활자 가운데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주식투자를 늘리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전략이다. 그만큼 우리 증시는 5년 단임제를 택한 이후 새정권 출범이후 비슷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태우 정권에서부터 현 김대중 정권에 이르기 까지 우리 증시의 움직임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새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10개월까지 주가는 평균 90% 정도 급등했다. 이후 1년 동안은 55% 급락하다 마지막 남은 기간까지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19% 정도 더 하락해 결국 대통령 당선 시점의 주가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먼저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때는 87년 12월 17일이었다.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491이었으나 1년 10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929로 89%나 급등했다.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하면서 노태우 대통령이 물러갈 때에는 526으로 당선 시점보다 조금 높았다.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시점은 92년 12월 19일이었다. 이때 주가지수는 663이었다가 1년 10개월 후에는 1075까지 올라 65% 상승했다. 그후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해서 김영삼 대통령이 물러갈 때에는 565로 당선 시점보다 더 내려갔다. 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때는 97년 12월 19일이었다. 당시 주가는 397이었으나 이후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해 1년 10개월 후에는 811로 무려 1백14%나 올랐다. 그 후 주가는 등락하다가 최근에는 720선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주가추이에는 특별한 배경은 있을까. 무엇보다 새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10개월 동안 주가가 오른 것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활성화 대책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 후 주가가 1년여 동안 급락한 것은 새 정부 출범 초기에 과도하게 상승한 것에 따른 경계심리에다 경제정책이 바뀌면서 시장여건이 급격히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때 쯤이면 경제전반에 걸친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의 증시정책이 주가에 비우호적으로 바뀌는 것이 주가급락의 배경이었다. 집권 말기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는 것은 레임덕 현상에다 차기 정부의 정책변화 가능성으로 새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12월 19일 선거에서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재테크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가. 과거의 경험만을 토대로 한다면 크게 세 가지 커다란 흐름을 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새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이후 2년여 동안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집권 후반기에 갈수록 채권과 부동산으로 바꿔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금리로 본다면 집권 후반기에 갈수록 경기둔화 요인에다 채권투자가 늘어날 경우 시중금리는 더 떨어지게 마련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집권 초반기에는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자제하다가 집권 후반기에 돈을 빌리는 것이 전체적으로 금융비용을 줄이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금융상품을 투자할 때에는 집권 초반기에는 주식편입비율이 높거나 주가지수에 연계된 퓨전형 상품이 유리해 보인다. 반면 집권 후반기에 들어가면 채권과 부동산 편입비율이 높거나 시중금리와 부동산값에 연계된 퓨전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같은 재테크 전략을 과거의 경험만을 고려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