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보유 비중이 낮은 종목이 중장기적으로 투자유망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채원 동원투신 자산운용본부장은 "지난 15년간 국내증시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기관들이 항상 주가의 고점을 잡았다"고 말했다. 우선 지난 88∼89년.개인들이 주도한 '트로이카(금융 건설 무역)' 장세가 전개될 때였다. 이 장세가 피크를 칠 무렵 기관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금융 건설 무역주로 가득 채워졌었다. 불행히도 트로이카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기관들은 '닭 쫓던 개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91∼92년.증시개방 이후 외국인에 의한 '저(低)PER 혁명'이 불었다. 대한화섬 태광산업 BYC 등 저PER주의 주가가 1년여간 폭등하자 기관도 뒤늦게 저PER주 사냥에 동참했다. 국내증시에 블루칩 장세가 처음 개막된 지난 94년,선도전기 부광약품 등 개별종목 전성시대가 펼쳐진 95∼96년에도 각각 기관은 막차를 탔다. IMF위기 때도 기관은 '시체'를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난 99년 대세상승기에도 이른바 '빅5' 위주로 기관이 본격적인 순매수에 나서자 주가는 상투를 만들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 본부장은 "아이러니하게도 기관이 보유비중이 높은 종목은 항상 시세를 내지 못했다"면서 이같은 흐름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경기 불투명,올해 처음으로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 동향 등을 감안하면 지수관련 대형주의 수익률은 제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낮고 실적기반이 탄탄하면서도 고배당을 하는 종목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본부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기관이 가장 선호하는 삼성전자를 보더라도 과거 15년간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면서 "기관비중이 높은 종목이라고 해서 안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난 15년간의 국면별 테마주 탄생은 경기 사이클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