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간 갈등으로 물의를 빚은 새롬기술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를 맞았다. 새롬기술의 관계사인 새롬벤처투자의 홍기태 사장측은 9일 "최근 며칠간 개인 명의로 새롬기술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여 10%가량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홍 사장측은 "새롬기술은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회사지만 오상수 현 사장 복귀 후 다이얼패드 사업확대 등으로 경영이 잘못되고 있다고 판단,책임있는 경영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며 M&A의사를 피력했다. 현재 오상수 사장은 가족과 임직원을 포함,10.33%의 지분을 갖고 있어 주총이 열릴 경우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 사장은 지난달말 서울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한 상태여서 이르면 10월말께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오 사장측은 회사의 현금자산을 동원,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의 방안을 강구중이다. 현재 새롬기술은 1천7백억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오 사장은 재무이사 등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어 자사주 매입요건인 이사회 결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오 사장은 지난해 미국의 다이얼패드를 살리기위해 5백만달러의 사재를 쏟아부어 개인적인 차원의 주식매입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롬기술의 새로운 대주주로 떠오른 홍 사장은 과거 한글과컴퓨터 엔씨소프트 새롬기술 등에 투자,막대한 부를 축적한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홍 사장이 수 천억원의 현금동원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지난해 말 새롬기술의 자회사인 새롬벤처를 매입,새롬벤처투자로 이름을 바꿨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최근의 경영진 갈등의 배후인물이 홍 사장이었음이 분명해졌다"며 "회사경영보다는 새롬의 현금자산을 노린 불순한 M&A시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