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침체로 헤지펀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9일 "다양한 포트폴리오(투자상품)와 단타를 앞세운 헤지펀드가 지금과 같은 침체장세에서 돋보이고 있다"며 "특히 백만장자 전용물이던 헤지펀드가 최근 들어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시중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인기상승=로이터통신은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주식과 채권은 물론 외환 금리 등 모든 금융상품과 금 원유 등 원자재에도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주가하락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실적을 내고있다"고 전했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에 주식이나 채권에만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달리 증시침체기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S&P500지수는 지난해 12% 떨어졌으나 세계 헤지펀드업계는 평균 4%의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헤지펀드의 속성인 '은밀성' 탓에 정확한 자금유입액은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전문가들은 최근 1~2개월 사이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1백억~2백억달러가 헤지펀드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호확대와 보수적 투자=헤지펀드는 그동안 백만장자들의 전유물이었다. 보통 1인당 투자하한선이 1백만달러여서 일반인들의 헤지펀드 가입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얼마전 미국의 주요 헤지펀드 중 하나인 오펜하이머펀드는 최소 투자액이 5만달러인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웬만한 중산층이면 누구나 헤지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헤지펀드의 투자전략이 보수적으로 바뀐 것도 새로운 변화다. 헤지펀드는 그동안 은행에서 자본금의 20배까지 돈을 빌려 투자,대박도 터뜨렸지만 투자실패시엔 파산이 불가피했다. 지난 98년 러시아채권투자 실패로 파산한 LTCM(자본금 40억달러)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에 반해 지금은 자본금의 7배까지만 투자한다. 따라서 개별 헤지펀드의 규모가 대폭 줄어 한 헤지펀드가 도산해도 시장이 받는 충격은 제한적이다. 현재 헤지펀드 수는 6천개로 4년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났으나,펀드당 투자액은 1억달러를 밑돌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