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7월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까. 7월을 3일 남겨둔 마지막 거래일인 26일 기준으로 다우지수의 연초대비 하락률은 17.5%이었다. 이는 지난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철강회사들에 가격인상의 환원을 요구해 경제계 전체에 엄청난 파문이 일으켰을 당시 연초부터 7월말까지 18.2% 떨어진 이후 40년만에 가장 큰 폭이다. 시장 분위기는 낙관론과 신중론이 팽팽하다.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의 매일 20억주이상의 대량거래가 이뤄진 것도 '주식을 현금화하려는 세력'과 '바닥권의 주식을 주우려는 세력'이 대등하게 맞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지난 24일 다우지수가 장중에 7,6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을 '바닥'으로 믿고 있다. 다우는 이날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그 여파를 몰아 지난주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종가는 전주대비 3% 오른 8,264.39로 다우의 주간 상승은 3주만에 처음이고 지난 5월 중순 이후 두번째다. 이들은 "수요일의 상승세를 목·금요일 이틀동안 지켰다는 것이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S&P500 대기업의 75%가 2분기 수익을 발표한 결과 이익이 0.9% 증가하는 등 2000년 중반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멈췄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지난 주의 급등은 기술적 반등으로 바닥이 어딘지는 아직 모른다"며 "분식회계스캔들과 기업수익부진이 시장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한다. 분석가들은 지난 4월초 기업들의 3분기 수익증가율을 20.7%로 전망했으나 이 비율이 7월1일에는 16.6%로 줄어들고 지금은 13.5%까지 내려왔다. 게다가 지난주 AOL타임워너 타이코인터내셔널 등의 분식회계루머가 나돌면서 주가가 춤을 췄던 것에서 보듯 분식회계의 덫이 아직 널려있는 실정이다. 기술주들의 부진도 시장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다우의 상승세도 불구하고 나스닥은 지난주 반도체 수요부진 우려로 4.3% 하락한 1,262.12를 기록했다. 대표선수격인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때 52주 최저치인 42달러선까지 추락하는 등 주간으로 8.5% 하락한 45.35달러를 나타냈다. 다우의 상승세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제약주와 실적호전을 보이고 있는 소비재주식이 이끌었다. 제약주인 머크는 10.8% 상승한 46달러를 기록했고 대표적인 소비재업체인 P&G도 84.20달러로 13.1% 치솟았다. 최고의 화제주는 시티그룹과 JP모건.엔론의 분식결산을 도왔다는 상원 조사위원회의 주장과 회사측의 적극적인 부인이 반복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결국 시티그룹은 14.6% 떨어진 30.74달러,JP모건은 10.9% 내린 22.25달러로 주저앉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