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 99년 연간 실적을 가볍게 뛰어넘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1분기중 530개 상장법인들의 당기순이익은 9조9천198억원으로 작년동기보다 무려 167.26%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흑자를 나타냈던 99년(8조9천614억원)보다도 11.7%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작년 1분기중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146개중 97개사가 올해에는 흑자로 돌아서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각 산업부문별 '대표주자'들이 포진, 실적 그 자체가 우리경제의 거울이라고 할수 있는 상장사들의 실적이 이처럼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국내경제가 올들어 오랜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접어들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내실경영으로 수익성 개선..재무구조도 안정 12월 결산 상장사들은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을 뿐 아니라 재무구조도 안정되면서 '알찬 경영'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기순이익외에도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11조1천482억원과 11조5천189억원으로 지난해동기의 10조8천908억원과 5조4천699억원보다 2.36%와 110.59% 늘어났다. 수익성이 이처럼 좋아진 것은 세계경기 회복세와 내수경기 호조, 반도체가격 반등, 개별기업의 수익위주 경영에 따른 것이다. 반면 매출액은 저금리에 따른 금융업종의 매출감소와 제조업의 구조조정에 의한 기업분사 등 수익위주 경영에 영향을 받아 128조7천160억원에서 125조5천486억원으로 2.46% 감소했다. 전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87%로 1천원어치 물건을 팔아 88.7원을 남기는 장사를 했다. 제조업체로 범위를 좁히면 8.57%로 낮아지지만 작년동기보다 0.27%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금융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작년동기보다 2.91%포인트 증가한 13.89%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추세를 지속했다. 재무구조면에서도 총부채가 작년동기보다 14.28%(45조6천525억원)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122.45%로 34.09%포인트 낮아져 재무구조가 안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총계는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등으로 204조1천886억원에서 223조7천640억원으로 9.58% 늘어났다. ◆전체 업종 처음으로 모두 흑자 전체 업종이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낸 가운데 섬유.의복과 건설, 유통, 전기전자업종의 수익성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섬유.의복업종은 9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작년동기보다 무려 913.34% 증가하면서 가장 큰 신장세를 나타냈고 건설과 유통, 전기.전자 등도 각각 517.26%와454.31%, 183.93% 늘어나 순익증가율 상위업종에 포함됐다. 반면 비금속광물과 종이.목재, 운수창고업종의 흑자규모는 각각 3천413억원과 575억원, 5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16.43%와 167.20%, 111.84% 감소했다.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451곳으로 전체중 85.09%를 차지했고 적자실현기업은 79곳(14.91%)에 불과했다.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30개밖에 안된 반면 흑자전환기업은 제조업 97곳과 금융업 1곳 등 모두 98곳이나 됐다. 업종별 매출액을 보면 비금속광물과 통신, 운수장비업종이 내수 및 수출증가에 힘입어 각각 12.80%와 12.66%, 12.36%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폭을 보여줬다. ◆11개 주요 그룹도 사상 최초로 모두 흑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19곳중 공기업을 제외한 11개그룹이 모두 최초로 흑자를 냈다. 11개 그룹의 당기순이익은 작년동기보다 무려 129.67% 증가한 4조2천719억원을 기록하면서 재벌들이 기업분할과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위주의 경영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LG그룹은 당기순익 증가율이 165.21%로 가장 높았고 두산 143.70%, SK 133.72%, 현대차 94.08%, 동부 52.92% 등의 순이었다. 한진과 현대, 금호, 현대중공업, 한화등 5개 그룹은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그룹은 당기순이익이 2조2천46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8천176억원), SK(7천387억원), LG(1천421억원), 동부(856억원), 현대중공업(725억원), 두산(544억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이와 함께 삼성은 매출도 22조7천97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채비율은 60.73%로 가장 낮았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