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주가 폭락으로 하락했다. 미국 채권시장과 연동해 갭다운돼 출발한 금리는 오전장 내내 옆걸음했으나 종합지수 하락폭이 커지자 추가 하락했다. 그러나 오는 12일 정부의 경제정책 조정회의를 앞두고 정부의 정책기조가 '중립'으로 바뀔 것을 우려해 매수세는 강하지 않았다. 유가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른 것도 추가 하락을 어렵게 했다. 10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6.52%를 기록했다. 3년물 거래는 주로 비지표물인 2002-1호 위주로 이뤄졌다. 이 종목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6.57%에 장 막판 거래됐다.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 하락으로 장 초반 6.60%로 갭다운된 후 완만하게 추가 하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7.14%를 기록했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국고채와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AA- 등급과 BBB- 등급의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모두 0.06%포인트 밀린 7.24%, 11.24%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하락 하루만에 반등했다. 6월물은 0.26포인트 오른 102.71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는 여전히 부진, 거래량은 3만5,184계약에 불과했다. 투신사가 3,383계약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3,174계약 순매수했다. ◆ 금리 하락세 이어지기 어려울 듯 = 종합주가지수는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펴 32.64포인트, 3.67%나 급락했다. 지수는 856.03을 기록, 3월 1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폭에 비해 금리 하락폭이 크지 않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펀더멘털 관련 악재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 기본 배경이다. 진념 경제 부총리가 9일 올해 경제 성장률을 4%대에서 5%대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가 10일 한국 경제 성장률을 당초 5.2%에서 6.5% 높여잡았다. 한국은행이 통화 정책을 중립으로 전환한 데 이어 정부도 거시경제 정책을 '부양'에서 '중립'으로 전환하는 경기속도를 조절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채권 매도세가 금리가 하락할 때마다 매물벽을 만들어내는 모습이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금리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 반면 더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거의 없다"며 "3년물 국고채 금리가 6.5∼6.7%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물가 걱정 심화 = 이날 한국은행은 3월 수입물가가 유가 상승으로 전달보다 4.4%나 급등했다고 밝혔다. 상승폭은 지난 99년 8월 이후 가장 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유값이 한달 올랐다고 해서 정유사가 곧바로 휘발유값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며 수입 물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 물가 불안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입물가 상승이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수입물가는 한달 뒤에 생산자 물가에 반영되고 3개월 정도 후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며 "최근의 수입물가 급등세를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시장에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이미 반영돼 수입물가 충격이 덜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