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보합권에서 팽팽한 매매공방을 벌이고 있다. 종합지수 900선 부담을 드러낸 증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과 조정을 비중확대의 기회로 삼은 저가 매수세가 맞서며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22분 현재 전날보다 1.19포인트, 0.13% 낮은 886.29를 가리키고 있고 코스닥지수는 92.10으로 0.44포인트, 0.48% 상승했다. 개인과 기관이 매수 공조를 보이며 반등에 앞장선 반면 외국인은 사흘만에 매물을 쏟아내며 하강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KTF가 4% 이상 급등하는 등 통신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는 '인텔 악재'와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드리운 가운데 뉴욕증시가 조정 연장의 빌미를 제공했다. 수요일 뉴욕증시는 금리인상 우려가 확산되고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인텔 수익전망 하향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D램 가격 하락, 국제유가 상승도 부담을 안겼다. 그러나 수출 회복을 비롯, 무디스의 신용등급 한단계 상향 약속설, 2/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급등 등 호재성 재료가 잇따라 나오면서 악재를 흡수하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내수 위주의 제한적인 성장에서 벗어나리라는 기대감이 짙어졌다. 정부는 이달 수출 감소율이 한자릿수로 줄고 다음달중 증가세로 반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진념 부총리가 무디스 사장과 만나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올리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보도는 새로운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지만 선물시장에 영향을 미쳐 반등 시도에 힘을 넣었다. 이후 재정경제부는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키로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시장에서는 매물 소화 과정을 거쳐 재상승을 도모하는 양호한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뉴욕증시 영향력이 눈에 띄게 둔화된 가운데 증시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는 지적이다. 종합지수가 900선을 돌파하더라도 추가 상승 공간이 넓지 않은 게 사실이다. 거래량, 거래대금, 미수금 등의 동향을 파악, 과열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으면서 수출관련주와 기관선호주를 중심으로 매매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등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지만 시장베이시스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호재성 재료가 나오면서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매수와 매도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지수선물 흐름과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단기 방향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매물 소화가 원활하게 소화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조덕현 차장은 "이미 과열 국면에 진입한 것이 사실이지만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어서 추가 상승이 점쳐진다"며 "단기 고점을 대비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차장은 "최근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기관이 설 연휴 이후 편입비중을 크게 늘린 기아차, LG전자 등 기관선호주와 조선, 전기전자 등 수출관련주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