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약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일간 금리차가 3.8%포인트로 확대되면서 지난주말 엔.달러 환율이 1백25엔대에 진입했다. 당분간 엔 약세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반면 일본경제는 2.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5%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는등 우선 경기 명암이 엇갈린다. 채권수급면에서도 양국간 금리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테러 복구와 경기부양대책에 소요될 재원 마련을 위해 신규국채 발행을 계획중이다. 반면 일본은 재정적자가 국민소득(GDP)의 11%에 달하고 있는 데다 국가채무도 1백32%에 달해 사실상 신규국채 발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최근 로이터 통신이 50여개 국제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엔.달러 환율 서베이 자료를 보더라도 지난달보다 엔 환율은 평균 2∼3엔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엔.달러 환율이 아시아 국가들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것으로 보이는 1백30엔 수준을 상향 돌파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다행히 미국은 무역적자에 대한 부담으로, 일본은 엔화 약세에 따른 '역(逆)자산 효과(negative wealth effect)'로 1백30엔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우리 증시의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원.엔 환율간의 동조화 정도가 약화되고 있으나 앞으로 엔.달러 환율이 올라갈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은행 이성돈 외환시장운용팀장은 "이미 외환당국이 연말까지 시장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당분간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원화 환율도 수출기업에 불리하지 않게 적극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