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소화를 통한 레벨업(Level-up)단계인가.

아니면 매물누적에 따른 레벨다운(Level-down)의 적신호인가.

코스닥시장이 9일째 횡보장세를 연출하면서 대량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증권사들의 장세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거래량증가를 매물소화로 보는 낙관적인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랠리 끝물''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매물의 누적과정이란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매물소화과정론=게걸음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흐름이나 개별종목의 활발한 손바뀜 등으로 매물소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은 15일 원활한 매물소화과정을 예상할 수 있는 ''코스닥의 6가지 징후''를 제시했다.

우선 지수 이동평균선 추이가 5일평균선(81.50)이 20일(78.11)을,20일이 60일(74.76)과 1백20일(73.11)선보다 높은 정배열상태라는 것이다.

이동평균선의 정배열은 상승장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9조원대에 달하는 고객예탁금으로 증시유동성이 풍부하고 이날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낙관적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대우차 현대투신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며 외자유치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은 이밖에 지수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1·4분기 실적호전,정부의 IMT-2000정책의 일부 수정에 따른 통신관련주의 재부각 등도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정윤제 연구원도 "거래대금 등이 다소 줄었지만 예탁금 9조원의 ''코스닥집중화''가 진행되고 있어 원활한 매물소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물누적론=''연초랠리''의 지수 전고점돌파에 실패하며 5월중 늘어난 거래량이 그대로 ''잠재적 매물''로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증권은 이달 거래량 41억1천4백여만주 중 66%를 차지하는 26억4천6백여만주가 지수 80∼81대에서 매매가 체결돼 향후 조정장에서 매물압박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실적호전주 몇몇종목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상승탄력이 줄어들며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조정신호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증권 안성희 연구원은 "나스닥이 재조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도 특별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어 지수 83 이하의 잠재적매물대가 향후 조정장에서 지수를 짓누를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전략=낙관론자들은 비중확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일시적 조정장에서는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기회로 활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외국인매수세가 유입되는 실적호전주,M&A(인수합병)관련주,차트우량주 등을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반면 세종증권은 조정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급등주는 보유물량을 차차 축소하고 상승탄력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업종이나 종목으로 갈아타라고 권하고 있다.

또 엔터테인먼트 신규등록종목 등도 순환매에 대비해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