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회사와 벤처캐피털들이 최근들어 보유주식들을 서둘러 처분하고 있다.

이들은 신규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투자자금 마련과 기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지분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매물 공세는 가뜩이나 매수세 부족으로 주가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창투사 보유주식 처분=구조조정펀드인 한강구조조정기금은 보유중인 코스닥 등록 주식들을 장내에서 대거 정리하고 있다.

4월초 2백60만주가 넘던 터보테크를 지난 6일 70만주(지분율 3.19%) 정도 처분했다.

지난 9~10일에는 심텍 70만주(2.57%),대양제지 4만주(1.44%) 알루코 33만주(2.62%)를 각각 처분했다.

이같은 지분매각으로 터보테크의 지분율은 종전 12.04%에서 8.85%,심텍은 12.51%에서 9.94%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기술투자도 하림의 주식 1백70만주를 지난달 22일 매각한데 이어 29~30일에는 추가로 78만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9.09%에 달했던 하림에 대한 지분율은 5% 이하로 낮아졌다.

서울시스템과 카스도 이 기간에 각각 2백70만주와 51만주가 매각됐다.

KTB네트워크도 지난달 케이디엠의 지분을 6차례에 걸쳐 4만2천주 가량 매각,3월초 11%대이던 지분율을 4%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우리기술투자도 지난 2월말~3월초 집중적인 장내매각으로 자원메디칼의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췄다.

◇왜 매각하나=벤처금융에 신규 자금 유입이 끊긴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투자조합에 대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보유중인 코스닥 주식들의 지분 매각을 통한 수익창출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얘기.A창투사 관계자는 "시장 침체로 투자자들이 투자조합 결성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당초 목표했던 투자펀드의 결성이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들어 1·4분기중 투자조합은 14개에 그쳐 신규자금 유입이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게다가 한국기술투자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매각시점을 앞당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D증권 투자정보부 관계자는 "가뜩이나 주가 하락으로 창투사 등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흉흉한 소문이 시장에 돌고 있어 한동안 창투사의 지분매각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