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이후 강한 반등세를 보였던 주가가 최근들어 상승탄력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종합주가지수 600선을 넘나들며 지루한 공방전만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에다 연기금 주식투자확대라는 정부의 강력한 주가부양 드라이브에도 무덤덤한 반응이다.

연초 폭발적이었던 외국인의 매수강도는 상당히 약해졌다.

외국인에게 한국증시의 "나침반"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계증권사 사이에도 향후 장세관이 엇갈린다.

금리하락에 따른 2차 유동성 랠리를 기대하는 낙관론이 있는가 하면 경기둔화등으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크게 좋아진 게 없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낙관론=향후 장세를 놓고 미국의 모건스탠리,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은 낙관적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긍정론의 배경은 단연 금리하락세.투자유망 종목도 금리하락으로 예상되는 유동성 장의 수혜주를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우량 은행,증권주를 추천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의 유동완 이사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한국의 금리하락세등으로 2차 유동성 장세가 전개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지역 투자전략가인 아제이 카퍼는 모건스탠리(MSCI)지수내 한국 투자비중을 종전의 9.5%에서 16.2%로 무려 7%포인트 상향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도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아시아시장에서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한국의 금리인하 조치는 내수를 진작시킬 것이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출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비관론=그러나 미국의 메릴린치증권과 JP모건증권,프랑스의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비관적이다.

비관론의 배경은 한국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경제 펀더멘털도 크게 개선된 게 없다는 것.금리하락의 영향도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의 김철중 부장은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다 정부의 연기금 주식투자확대조치,인위적인 금리인하등은 일시적인 효과만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술주를 멀리하고 경기방어주와 보험주를 제외한 금융주를 투자유망 종목으로 선정했다.

김 부장은 또 "저금리 효과로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일본을 닮아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10년전 6%대에 가입됐던 일본 투자자들의 대규모 체신예금이 금리가 거의 0%대로 떨어졌지만 증시로 쉽게 유입되지 않고 있는 유동성 함정을 예로 들었다.

최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것 역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은행권에 남아도는 게 돈인데 기업자금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 것은 기업 구조조정이 부진해 부도위험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CLSA증권도 최근 분석보고서를 통해 "실업률이 상승하고 경기둔화가 지속되는한 금리가 하락해도 시중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겨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신사 수익증권 잔고가 크게 높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그동안 한국주식을 살만큼 사놓은 외국인도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한 매수강도가 강해지지 않을 것으로 이 증권사는 점쳤다.

메릴린치증권은 "지난 1월 한국 주가가 22% 상승한 것은 경기회복을 기대한 성급한 출발일 가능성이 높다"며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