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은 이번주에 "바닥 다지기"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주초반의 탐색 과정을 거쳐 주후반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은행권 파업 등 악재도 만만치 않지만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던"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의 파문이 진정되는 추세여서 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스닥 지수가 지난주말 4,000포인트를 다시 회복한 점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상승종목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주가조작 수사는 투자자들이 주가의 투명성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개별종목을 통한 수익율 게임이 그만큼 힘들어졌고 그에따라 주가가 오르는 종목수는 위축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상승추세 전환이 확인될 때까지 대형주나 업종대표주로 관심을 제한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걷힐 조짐 보이는 안개=시황분석가들은 신규종목들의 주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충격을 받았던 신규종목 가운데 휴먼컴 서두인칩 위즈정보기술 등은 지난주말 장마감직전 초강세로 돌변했다.

낙폭과대를 겨냥한 개인 매수세가 배경이었다.

외국인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지난 5,6일에 4백59억원과 5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지난주말 1백36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충격파의 진앙지가 안정됐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들은 매물을 쏟아내며 주말에도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미국의 금리인상<>나스닥시장 하락<>코스닥 약세"란 연결고리도 사라졌다.

지난주말 발표된 미국의 6월 실업율은 당초 예상대로 4.0%에 그쳤다.

시간당 임금 증가율도 0.4%에 머물러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한 것으로 해석됐다.

바꿔말하면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다음번 FOMC(미국 공개시장위원회)가 다음달 22일이 돼야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나스닥과 코스닥은 미국 금리로부터 자유로울 전망이다.

<>장세 흐름은 전약후강=지난주 지수 150선 붕괴는 투자심리를 적잖게 위축시켰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만큼 충격은 컸다.

장기 횡보한 지수대여서 추가 상승때 매물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됐다.

주초반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은 힘들어 보이는 상황이다.

소강 국면을 연출할 만한 재료도 많다.

11일로 예정된 은행권 총파업도 매수세 유입을 꺼리게 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의 옵션 만기는 코스닥시장내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거래소 시장의 대중주가 지난주 급부상한 점도 부담스럽다.

코스닥 시장은 개인 비중이 95%에 달한다.

개인이 선호하는 거래소 대중주의 부상은 코스닥 시장 체력약화로 이어져 하락세를 부채질할 개연성이 크다.

심리는 호전됐지만 악재가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140대 지지 확인후 매입하겠다는 분위기를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장세는 당연히 전약후강을 가능성이 높다.

나스닥 시장과의 연동성이 강화된다면 지난주말의 반등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상승추세로의 전환이 아닌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해 140~160대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대신증권 정윤제 수석연구원)이란 예상이다.

<>정석투자가 필요하다=지난주 주가조작 쇼크는 투명성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수익율 게임보다 대형주나 우량주에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거래소 시장에서 중가권 우량주가 부상한 배경도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LG투자증권 전형범 대리는 "이런 현상은 코스닥시장에서 실적 우량주나 투명도가 높은 대형주를 부각시킬 것"이라며 "업종 대표주들에 관심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기관들도 업종대표주 매수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들은 지난 4일부터 1천6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제는 추가 매입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주가조작 사건으로 종목 고르기가 제한적인 탓에 기관들의 관심은 당연히 업종 대표주나 대형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대형주나 우량주로 관심이 몰리면 상승종목수는 늘지 않는 상태에서 지수만 반등하는 장세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대형주나 업종 대표주를 선별하는 잣대는 추가재료 보유 여부이다.

대신증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코스닥 기업 대부분은 지난해보다 반기실적이 좋아져 실적은 의미부여가 힘들다"며 "M&A성 재료를 가진 업종대표주가 유망하다"고 점쳤다.

반도체 업종의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장비주들도 테마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12일에는 IMT 2000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정책 가이드 라인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보통신 관련주들이 또한번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개별종목에 대해선 "최근 수익율 게임 양상을 띠면서 장세를 주도했던 만큼 기술적 매매 정도에 그치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