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가 봄바람을 타고 길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가"

은행 증권 보험 금고 등 금융주들이 모처럼 기지개를 활짝 폈다.

12일 금융업종지수는 201.21로 전날보다 6.21포인트(3.18%)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8.04포인트(2.11%) 내린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날 금융주는 거의 대부분 종목이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업종지수는 104.07로 전날보다 3.86% 상승했다.

증권업종지수도 2.17% 올랐으며 보험업종지수도 4.79% 상승했다.

종금업종도 3.39% 상승, 금융주 오름세에 동참했다.

이처럼 금융주들이 모처럼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금융주의 하락폭이 너무 커 바닥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총선후 인위적인 금융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정부관계자들의 잇단 발언이 상당히 효과를 발휘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금융주 흐름 =지난 98년 하반기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주역은 금융주였다.

은행 증권주들이 동반 상승하면서 99년 대세상승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금융주는 죽을 쑤고 있다.

특히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은행 증권 보험 종금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탔다.

증권주의 전고점은 작년 11월16일의 3,409.84다.

이날 현재 1,244.21로 63.5%나 하락했다.

은행주도 전고점인 200.85(작년 11월9일)에 비해 48.2%나 떨어졌다.

<> 금융주 반등배경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총선이후 우려됐던 제2금융구조조정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정부관계자의 잇따른 발언 덕분이다.

이날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일각에서 총선이 끝난 뒤 정부주도의 금융구조조정이 급박하게 전개될 것으로 오해하고 있으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위적인 은행간 합병, 투신(운용)사 폐쇄 등의 조치가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같은 발언은 다분히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 분명하지만 투자자들이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번째는 미국증시에서 일어난 가치주로의 자금이동현상이다.

특히 지난 11일 다우존스가 상승하면서 금융주가 올랐다는 점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쳐 금융주상승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점이다.

금융주 폭락을 이끌었던 장본인은 투신사 등 국내기관투자가였다.

일부 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의 경우 보유 증권주가 전무할 정도다.

기관들의 매물이 소화되면서 금융주는 최근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여기에 투신사마저 금융주매수에 가세, 상승계기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 금융주의 향방 =바닥에 이르렀다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편이다.

선거후 서서히 상승을 모색할 것이라는데도 대부분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그러나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데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제2금융구조조정이란 불확실성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섣불리 예단할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작년에 비해 실적호전이 뚜렷한 만큼 장기적으론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조병문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금융주는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