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통화가치의 변동은 해외투자자금이 들어오느냐 나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외국인은 최근 증시에서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투신권의 자금이 묶이면서 유일한 매수세력으로 등장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증시가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일단 증시에 "좋은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외국인은 통화가치가 올라가면서 환차익을 거둘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

또 엔화가치가 함께 올라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원화절상에 따른 부작용을 상당부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파른 원화절상은 기업들의 외화부채이자 부담을 줄여 이익을 높이는
구실도 한다.

물론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

수출의존도가 큰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원화가치의 상승이 엔고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외국인의 자금유입을 유인한다.

통화가치가 상승세를 탈 경우 외부자금은 유입된다.

환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2백원과 1천2백10원 사이일 때 외국인
자금은 1천8백30억원이 유입됐다.

10원이 절상되자 투자자금은 8천8백42억원으로 늘어났다.

주가지수가 950에서 1,00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에 머물러 있을 때도 외국인
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곤 했다.

주가가 설령 떨어진다고 해도 원화가치가 계속 높아지면 헤지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긍정적인 요인은 기업들의 해외부채부담을 줄여준다는 데 있다.

국내기업들의 해외부채는 대부분 달러표시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갚아야할 돈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결론이다.

또 내년도 경제현안인 물가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입물가가 떨어지면서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감소될 수 있다.

이 경우 금리를 올려 통화량을 줄이는 긴축정책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

금리인상이라는 증시의 최대악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 자금은 얼마나 들어올까 ="전적으로 향후 환율동향에 달려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

환차익이라는 메리트가 없어지면 투자자금의 유입세가 주춤해질 것은
당연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제여건으로 볼 때 내년중 달러당 1천원 미만으로
원화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0년이후 누적되온 경상수지적자가 최근 흑자로 반전된데다 외환
보유고마저 7백달러를 넘어서는등 달러가 풍부해 절상여력은 커 보인다"
(대우증권 이연구위원)는 것.

물론 최근 며칠처럼 달러투매가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원화가 절상된다면
그에 따른 문제도 생길 수 있다.

기업들이 미처 대응할 시간을 주지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금융시장도 불안해질 수 있다.

<>투자요령 =원화강세 수혜주와 외국인 선호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동원증권 강성모시황팀장은 말했다.

원고수혜주는 대한항공등 운수업종과 원자재수입비중이 높은 음식료및
제약업종등이 대표적이다.

또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선호종목
인 정보통신주등도 주요 매수대상이 될 수 있다.

< 조주현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