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관리강화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채권수익률 오름세(채권가격은
하락)가 가속화되고 있다.

8일 채권시장에서는 채권수익률을 대표하는 은행이 보증한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전일보다 0.20%포인트나 급등한 연14.25%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1개월전인 지난달 8일에 비해 0.60%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해 9
월이후 1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수익률이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금융당
국이 통화관리를 강화하리라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특히 전일 한국은행이 예상과는 달리 지준을 채우지 못한 은행에 벌칙성자
금을 부과, 금융당국의 초점이 시중금리안정보다는 통화관리로 옮겨가는 신
호탄으로 해석되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시작된 한국통신주식청약에 1조4천5백억원, 지난달후반 있
은 기업은행주식공모에 2조1천억원등의 대량자금이 은행대출등을 통해 유입
되면서 통화지표인 총통화증가율이 지난달 평균잔액기준으로 16.7%를 기록
했다.

이는 당초 14%대를 목표로 했던 당국의 의지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통화
관리강화 가능성이 예상돼왔다.

또 이달중 6조원규모로 추정되는 재정자금지출과 연말자금수요등이 맞물려
연말 통화관리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주식투자자금유입과 재정자금집행등으로 전반적인 단기시중유동
성은 그런대로 여유있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채권수익률상승에는 경기호조
와 주식등으로의 자금편중등의 요인이 밑바탕에 깔린 가운데 나타난 현상으
로 풀이되고 있다.

단기금리인 1일물콜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수익률은 최근 상승에
도 불구하고 각각 연13.5%와 연14.1 5%로 장기실세금리인 회사채수익률을 밑
돌고 있다.

채권매수기반인 투신사의 공사채형수익증권 수탁고가 지난달중 5천6백30억
원이나 감소했고 올들어 10월까지 월평균 2조이상 증가하던 은행금전신탁 수
신고도 지난달엔 1천5백여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에 투신사의 주식형수익증권에 자금이 몰려 수탁고가 지난달중 1조4천
여억원이나 급증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정유신연구원은 "최근의 수익률상승은 단기적으로는 통화
관리에 대한 우려에서 야기된 것이지만 길게보면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등의
경제요인과 주식등 대체투자수단으로의 자금이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풀이
하면서 "채권수익률오름세가 잠시 주춤하더라도 쉽게 꺾일 상황은 아니다"라
고 내다봤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