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작전' 유아인 "청춘의 아이콘 수식어, 이젠 내 것 아냐"

드라이버 동욱 역…"시원한 오락영화에 몸 담가보고 싶었죠"

"이번에는 아주 통쾌하고 시원한 오락영화에 몸을 담가서 여러분과 신나게 즐겨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카체이싱, 1988년이라는 배경도 흥미로웠고요.

"
5일 화상으로 만난 배우 유아인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서울대작전'에 출연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영화는 동욱(유아인 분)과 친구들이 당대 최고 권력자의 비자금 수사에 투입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새로운 도전이 굉장히 많이 이뤄지는 작품이지만 작품을 보고 나서는 도전적 문법을 벗어나서 하나의 영상 콘텐츠로서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정도면 다행이다 싶었죠."

유아인은 동욱 역을 맡았다.

차와 운전을 사랑하는 동욱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1980년대의 청춘이다.

유아인은 자신의 역할을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젊은이"라고 정의했다.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젊기에 가질 수 있는 허영심, 허세, 욕망, 꿈 같은 키워드가 밉지 않게 보이도록 표현하고자 했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를 맡고 있다 보니 코믹함과 정통함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하면서 다른 인물들과 균형을 맞춰갈까 고민도 많이 했고요.

"
다만 '청춘의 아이콘'이란 수식어에 대해서는 "지금은 청춘의 중심에 서 있다기보다는, 청춘의 마음이나 상태를 끌고 가고자 하는 마음인 것 같다"면서 "청춘에서 빗겨 난 상태는 아니겠지만 '청춘의 아이콘'이란 말은 다른 분께 선물해드려야 하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동욱이 서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저 또한 10대 20대를 생각해보면 그런 부끄러운 생각을 하고 있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더는 그런 세상이 아니죠. (웃음)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부강하든, 문화 수준이 낮든 말든 그런 것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몫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다른 것,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좀 더 집중하려 노력해요.

무엇이 더 나은지 따지고 레벨을 나누기보다 함께 성장하고 나아가는 방향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동욱을 중심으로 동생 윤희(박주현), 클럽 DJ 우삼(고경표), 택시 운전사 복남(이규형), 천재 기계공 준기(옹성우)로 이뤄진 '빵꾸팸'의 발랄한 '케미'(케미스트리·궁합)도 주된 관전 포인트다.

유아인은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른 배우들과 목적 없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 가까워지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회상했다.

"저는 신인 시절 현장이 정말 불편했었거든요.

(웃음) 워낙 촌놈이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의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보면서 '나와는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럴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고요.

특히 이규형 배우님께 아주 매우 놀라고 감명받기도 했어요.

띠동갑인 옹성우 씨와 격식 없이 친하게 지내면서 우리가 평등한 개인으로서 동료로 함께할 수 있다는 느낌을 아주 강력하게 전해줬거든요.

"
1986년생으로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88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밝힌 유아인은 "그 시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의상과 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의상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를 맞은 그는 "부담을 책임이라는 것으로 소화하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예전에는 무조건적인 도전과 실험을 중요한 가치로 뒀다면, 지금은 기대에 대한 책임을 갖고, 제 나름의 재미로 다시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배우 유아인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내 마음대로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인 거죠. 많은 분과 함께 만들어 놓은 유아인이라는 존재를 좀 더 귀하게 보살피면서 좋은 순간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