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周子瑜·17) 사태가 대만의 젊은층 134만표의 향방을 결정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양안정책협회의 온라인 조사 결과 134만명의 청년층이 '쯔위 사건'의 영향으로 투표 참여를 결정했거나 투표의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자가 얻은 689만표 가운데 19.5%가 '쯔위 사건'에 격분한 젊은층의 몰표였다는 분석이다.

훙야오난(洪耀南) 양안정책협회 사무총장은 "투표율이 1996년 이래 최저치인 66%에 머물렀는데도 차이 당선자가 56%의 득표율을 올린 것은 젊은 유권자의 지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차이 당선자가 낮은 투표율에도 689만표를 얻은 것은 '쯔위 사건'에 자극을 받은 젊은층이 중장년층을 대체해 차이 당선자에게 몰표를 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주역으로 대만에 머물고 있는 왕단(王丹)도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이 양안관계 개선에 따른 성과를 강조해왔으나 선거 막판에 갑자기 불거진 '쯔위 사건'은 이들의 면상에 뺨을 날린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추추이정(邱垂正) 대만 진먼(金門)대 교수는 "'쯔위 사건'이 대만의 젊은이들을 각성시켰다"며 "자신과 상관없는 것 같았던 양안문제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자신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을 깨닫게 했다"고 전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