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 ‘인순이는 예쁘다’, ‘그들이 사는 세상’, ‘잘했군 잘했어’. 이름만 들어도 기억에 새록새록한 이 작품들의 공통점에는 연기자 서효림이 출연한다는 사실이다.

연기자 서효림(24), 2007년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단역으로 연기 데뷔식을 치른 그녀는 차기작 ‘인순이는 예쁘다’와 ‘그들이 사는 세상’에 연이어 조연으로 캐스팅되는 가 하면, ‘잘했군 잘했어’에서는 아이까지 둔 ‘아줌마’ 역할까지, 다양한 연기력을 피력하고 있다.

또한 현재 KBS '뮤직뱅크'를 통해 진행자로서의 활동과 배우 천호진, 유해진과 함께 영화 ‘죽이고 싶은’의 타이틀롤을 맡아 스크린계의 샛별을 예고, 천색(千色)의 매력을 발산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스튜어디스를 꿈꾸던 少女, 인하공전 비서과에 진학하다’

“저 새까맣죠. 정말 많이 탔어요. 첫 영화 ‘죽이고 싶은’ 촬영으로 어제 서울에 올라왔는데, 그동안 너무 많이 탄 거 있죠.”

첫 만남이라고는 어색하리만큼 밝고 천진난만한 웃음과 편안한 말투를 선보인 서효림은 첫 영화 촬영에 대한 설렘과 인터뷰 차 만난 기자와의 첫 만남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정말 제가 연기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막상 이 일을 하고나니 너무 즐겁고 재미있고, 하루하루가 너무 좋아요. 얼마 전부터 시작한 ‘뮤직뱅크’ 진행도 너무 즐겁고요. 정말 운명인가봐요.”

서효림의 원래 꿈은 하늘을 나는 천사 ‘스튜어디스’였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등학교 시절 인하공전 비서학과의 진학을 꿈꿨고, 당당히 합격한 서효림은 막연한 꿈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고, 매력적이었죠. 그런데 당시에 영어 공부가 정말 싫은 거예요(웃음). 그러다 보니 막상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포기하고 유학을 가고 싶었어요. 공부가 아닌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싶었거든요. 아마 연기를 안했으면 세계를 떠돌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렇게 살았을 거예요.”

유학을 준비하던 서효림은 어느 날. 정말이지 자고 일어난 아침 문득 연기가 하고 싶었단다.

그래서 무작정 연기학원을 찾아갔고, 2년여의 연기 준비에 몰입했다. 그러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난 2007년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전격 연기자로서의 데뷔식을 치르게 된다.



★ “내 인생의 최고작 ‘인순이’ ‘그사세’”

데뷔 2년 6개월 차인 서효림은 그동안 ‘꽃피는 봄이 오면’, ‘인순이는 예쁘다’, ‘그들이 사는 세상’, ‘잘했군 잘했어’에 이르기 까지, 굵직굵직한 작품들에 연이어 캐스팅 되는 ‘인복 중의 인복’이 넘치는 배우다.

“전 정말이지 인복은 많은 거 같아요. 사람들과 골고루 많이 친해지는 편은 아니지만 한번 친해진 분들과는 꾸준히 연락하고 서로 이끌어 주고 많은 도움을 받는 편이죠. 대표적으로 표민수 PD님을 꼽을 수 있는데요. 제 인생의 최고의 기쁜 순간을 두 번이나 만끽하게 해주셨어요.”

데뷔작에 이어 서효림이라는 연기자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을 시키고, 또한 배우로서 연기를 배울 수 있도록 한 ‘인순이는 예쁘다’와 ‘그들의 사는 세상’ 모두 표민수 감독의 작품이다.

“‘인순이’ 때 표민수 감독님을 처음 뵀는데, 미팅만 4번을 한 것 같아요. 처음 만났을 때 피부 트러블이 생겨서 얼굴이 벌겋게 됐는데, 캐스팅을 고민하시는 거예요. 낫는데 일주일 걸린다고 기회를 달라고 했죠. 그런데 기다려 주셨고 저를 캐스팅 하셨어요. 그 때 생각하니 벅차오르고 흥분되고(눈물 글썽).”



표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서효림은 이내 노희경 작가와 손잡고 만든 차기작 ‘그들이 사는 세상’에도 당당히 캐스팅되는 행운을 잡았다.

특히 ‘인순이는 예쁘다’ 이후 6개월여 간 작품 섭외가 이어지지 않아 내심 고민을 하고 있는 서효림에게 같은 감독의 러브콜은 최고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기대 그 이상의 기쁨이었던 것.

“설마 기대도 안했죠. 욕심을 안 부렸는데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연기도 부족하고 마음만 앞서고 그런 저에게 그런 기회를, 최고로 기쁜 순간이었죠. 특히 두 작품을 통해 김현주, 송혜교 선배들에게 연기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거든요. 정말 잊지 못할거예요.”



★ ‘연기자’ 서효림, ‘배우’라는 타이틀에 도전!

통통튀는 매력의 외모와 엉뚱한, 쿨한 그리고 철부지 아기 엄마로서의 귀여운 매력까지,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서효림.

“요즘에는 어린 친구분들이 많이 알아봐줘서 너무 즐겁고 좋아요. ‘그사세’ 등 드라마 출연할 때는 2, 30대 분들이, 그리고 ‘잘했군 잘했어’ 할 때는 어머님들이 알아봐셨는데, ‘뮤직뱅크’ 진행 이후 10대 팬들이 많이 늘었어요. 미니홈피 통해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파트너 송중기와도 호흡도 잘맞고, 너무 즐거워요.”



연기에 MC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효림은 그러나 오직 배우로서의 목표만을 가지고 있단다.

“MC 활동은 연기를 함에 있어 잠깐의 외도라고 할까?. 연기는 생각도 많고 스스로 해야할 일도 많지만, 음악 프로그램 MC는 그 안에서 에너지를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는 매력이 있죠. 매주 금요일은 나들이 가는 기분이 들어요.”

연기에 이어 가수, 예능, MC 등 다방면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현 연예계 흐름과는 다른, 서효림은 앞으로 개봉할 영화와 출연할 드라마들에 대한 고민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다.

“처음부터 저는 배우였고 때문에 연기로서 인정받고 싶어요. 사실 할 줄 아는 게 많지 않아 쇼나 예능은 어렵고요. 사실 배우라는 타이틀이 불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거 같아요. 그 타이틀이 붙을 수 있도록 정말 연기력을 쌓고 싶은 생각뿐이에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다는 없다고. 오직 배우가 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뿐이라는 것.



“올 하반기에 첫 영화 ‘죽이고 싶은’이 개봉할 예정인데요. 중요한 캐릭터다 보니 관객들이 저의 연기를 어떻게 봐주실지 정말 고민되고 걱정돼요. 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닌 진정한 배우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잖아요. 앞으로 장동건 선배와 연기를 해보려면 정말 잘돼야 하는데, 나이차요? 에이 영광이죠(웃음).”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