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허규(許圭.1944-2000) 전 국립극장장이 사재를 털어 비원 옆에 마련했던 북촌창우극장이 3년여만에 재개관한다. 허규씨의 건강이 악화된 2000년 무렵부터 극장 기능을 잃은 채 선교단체가 써오던 이 극장을 최근 정동극장이 임차, 1년간 사용하게 된 것. 계약 기간은 이달초부터지만 아직은 극장 내부 단장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이다. 정동극장은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곳에서 기획.대관공연을 올리는 한편 연습실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첫 계약은 1년간이지만 운영성과를 봐가며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입장. 현재 이 극장 대표로 있는 허규씨의 미망인 박현령(64.시인)씨는 "고인이 투병중 '일어나면 극장에서 젊은 연극인들이 실험을 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말하곤했는데 이제야 그 뜻을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93년 문을 연 이 극장은 지상 5층, 지하 2층 건물의 지하 1-2층에 마련된15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 개관 초기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자체 공연을주로 올렸으며 이후 극작.연출가 이윤택이 맡기도 했고 대관공연, 콘서트, 전통음악공연장으로 쓰여왔다. 그러나 허씨의 건강이 악화되고 경영난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부터는 공연장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