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단 사포를 이끌고 있는 김화숙(원광대교수)씨가 '달이 물 속을 걸을 때'라는 신작으로 자신의 춤 인생 30년을 정리한다. 공연은 오는 12월 8일 오후 7시, 9일 오후 5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있다. '달이 물 속을 걸을 때'는 그의 62번째 작품이자 3년만에 발표하는 신작. 그러나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앞서 내놓은 3부작 '그 해 오월'(95), '편애의 땅'(97), '그들의 결혼'(98)과는 확연히 구분될만큼 색깔이 다르다. "드라마처럼 서정적이고, 여류소설가의 감각적인 문장으로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다"라는 안무자의 설명대로 시대의 문제보다는 인간의 감정으로 시선을 돌린다. 안무자는 인간의 인연에 대한 단상에서 작품을 구상했다. 시간과 공간이 적절하지 않아 사랑이 배양되지 못할 때 마음 속에는 그리움이 시작되고, 그것은 가장 슬픔에 가까운 감정이라는 생각으로 그는 작품을 끌어간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과 달빛으로 대비되는 '공간'이 서로 얽혀가며 고독, 그리움, 기다림 등의 이미지로 작품을 채색한다. '걷고 있는 사람들' '등을 기대고' '보이지 않는 길' 등의 일곱 이미지가 등장한다. 대본은 안무자와 사제지간인 한혜리 경성대 교수가 썼다. 이화여대 무용과 출신인 김화숙씨는 지난 71년 '김복희.김화숙 현대무용단'을 창단하며 한국 현대무용계를 개척해간 선두 주자의 한 명으로 꼽힌다. '4상(像)의 디자인'(71), '징깽맨이의 편지'(81), '흙으로 빚은 사리의 나들이'(87), '오렌지꽃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91), '다신 핀 그대에게'(96) 등의 대표작이 있다. 85년 현대무용단 사포를 창단해 이끌어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