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甲' 혜자도시락의 온기…매출절벽 협력사까지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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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재출시 후 흥행몰이
GS25 도시락 매출 51% 급증
우리델리카, 1분에 20개씩 생산
2월 매출 1년새 30% 이상 늘어
대박 난 김혜자도시락 2.0
평소 이 작업대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10명 남짓이다. 최근엔 더 늘었다. 2017년 판매가 중단됐다가 6년 만에 재출시된 ‘김혜자도시락 2.0’이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다.이 공장은 경기 안산, 군포, 성남 분당 등 경기 남부권역과 충남 공주, 충북 청주의 GS25 점포에 들어가는 프레시푸드(FF)를 만든다. 생산 품목은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이다.
편의점 FF를 만드는 공장에 3월 초부터 활기가 도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12~3월은 추운 날씨의 영향으로 편의점 방문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 만큼 편의점 방문객 수가 많아지는 4월부터 신상품을 대거 출시하는 게 업계의 관행이다. 하지만 GS25는 ‘메가 히트 도시락’을 한창 추울 때인 2월에 내놨다.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편의점 도시락 수요가 늘어난 데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김혜자도시락 2.0의 성공 여부에 대해선 GS25 내에서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조차 “김혜자란 이름이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을까”라며 고개를 갸웃했다고 한다.
실무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밀어붙인 결과는 지금까지 대성공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김혜자도시락 2.0 출시 후 2주간 GS25의 도시락 매출은 직전 2주 대비 51% 증가했다.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은 편의점 일반 상품(담배 등 제외) 3500여 종 가운데 매출 1위에 올랐다. 우리델리카의 2월 매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불어났다.
발주·납품처 간 신뢰로 윈윈
‘혜자롭다’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주목도 높은 상품인 만큼 GS25 입장에선 100% 신뢰할 수 있는 곳이 아니면, 생산을 맡길 수 없었다. 2014년 설립 때부터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우리델리카를 선택한 이유다.GS25는 이 회사가 설립 초기 은행권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자 믿을 만한 곳이란 사실을 거래은행에 직접 나서 설명해주기도 했다. 당시 우리델리카가 대규모 설비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던 데엔 GS25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코로나19 초기 공장 생산량이 급감했을 때는 GS25에 납품하는 품목을 다른 식품 제조사에도 공급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줬다.
이우주 우리델리카 대표는 “2020년에 생산물량이 줄고 매출이 급감해 100여 명의 직원이 퇴사했다”며 “올해는 상시채용을 통해 줄어든 인원만큼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천=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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