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전해드릴 소식은 한국의 대표 술중 하나죠. 소주에 대한 소식입니다. 유통산업부 김예원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김 기자가 준비한 주제. 상당히 흥미진진한데요?

<기자>

저희가 잘 아는 초록병 소주 한 병이 밥 두 공기랑 칼로리가 맞먹는다는거 알고 계셨나요?

술만 마셔도 살이 찝니다. 허정민 앵커도 소주 즐겨 드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들으시니까 어떠세요?

이런 걱정하는 분들 요즘 많아지면서 주류업계가 무가당 소주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나오는 무가당 소주는 마시면 살이 안찌는 것일까? 제가 한번 취재해봤습니다.

<앵커>

김 기자, 무가당 소주는 쉽게 말해 설탕이 안 들어간 소주 인거죠?

<기자>

네, 제로 슈거 소주는 기존 소주에서 과당을 빼는 대신 대체 감미료를 넣은 제품인데요.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로 이뤄진 주정에 물, 소량의 감미료를 혼합해 생산하죠. 이때 감미료로 넣는 과당은 무색무취의 주정의 맛을 살리는 역할을 했는데요.

제로 슈거 소주는 이 과당을 빼고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등 설탕 대체재를 넣어 단맛은 유지하되 맛은 보존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주요 주류업체 4곳이 이 무가당 소주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9월 롯데칠성음료가 16년 만에 소주 신제품 새로를 출시했죠. 하얀 병에 제로 슈거를 강조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누적 3,500만 병을 팔았고요.

최근엔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진로이즈백을 제로 슈거로 리뉴얼 출시하면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가볍게 즐기는 소주? 이런 광고문구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제로 슈거라고 하면 칼로리가 확 줄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업체들마다 열량은 제각각이기는 한데요.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320kcal 수준입니다.

그래도 320kcal 정도면 밥 한공기보다 높고, 기존 제품보다 실제 크게 줄지도 않았습니다.

<앵커>

당을 빼도 칼로리가 밥 한 공기를 넘는다는 건데, 어디서 칼로리가 나오는 겁니까?

<기자>

올해부터 술에도 열량을 표시토록 한 제도가 시행된 가운데 출시되고 있는 제로 슈거 소주는 라벨에 열량표시도 하고, 영양 표시도 한다는게 특징인데요.

이걸 살펴보면 영양성분은 모두 0이라고 표시가 돼 있습니다.

탄수화물, 당, 나트륨 등 각 영양성분에 일정 비율을 곱하여 최종적으로 열량이 산출되는 것이라 조금 의아하실 수 있는데요.

알코올 자체에 칼로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업체마다 첨가물이 달라 칼로리가 다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알코올 1g당 칼로리는 7kcal 수준인데요.

소주업체 1위 하이트진로의 경우를 보면 기존 제품에 비해 칼로리가 10kcal 줄었습니다.

단순 계산해보면, 알코올 도수를 0.5도 줄이면 칼로리가 10kcal가 줄은 걸 보실 수 있는데요.

과당을 뺐다고 해서 칼로리가 크게 줄지는 않은 겁니다.

그러니까 소비자가 기대하는 "제로 슈거니까 살 안찔거다"는 오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열량이 줄어든게 결국엔 과당보다는 알코올 도수에 따른 영향이 컸다는 거네요. 과당을 뺀게 그럼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건강에 덜 해롭다고 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제로 슈거 제품이 건강에 덜 해롭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립니다.

우선 설탕보다 열량이 낮은데다, 혈당조절이 어려운 당뇨병 환자에겐 대체 감미료가 설탕보단 낫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제로 슈거 소주의 경우에는 알코올이 내는 칼로리 때문에 큰 차이가 없지만, 간식이나 탄산음료 등 다른 식품은 열량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따라서 다이어트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은 제로 슈거 제품을 선택하는게 더 나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대체 감미료에 대한 연구결과가 부족한 만큼 덜해롭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장기간 섭취했을 경우에 대한 연구도 미비한데, 지금까지 나온 해외 연구 사례 가운데선, 대체 감미료가 오히려 성인병 발병 위험을 더욱 높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관련해서 가정의학과 교수 인터뷰 들어보시죠.

[오범조 /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인공 감미료로 맛을 낸 걸 자꾸 먹이면 사람이 식욕이라는 게 자극받는 신경 쪽 신경망 반응에 이상 반응이 생겨서 공복감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걸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인공 감미료를 자꾸 섞어 먹였더니 더 먹더라 이런 내용이거든요.]

대체 감미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김예원기자 yen88@wowtv.co.kr
'제로 슈거' 소주 살 안 찌나?...따져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