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향후 실적 둔화 우려…"매크로 우려 불식 시점에 주가 반등"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6만전자'를 못 벗어나는 사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주가 눈높이도 점차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전망치가 갈수록 상향 조정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호실적 기대에도 증권가 목표가 갈수록 하락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적정주가)의 평균은 9만3천100원이다.

작년 6월 말 목표주가 평균치인 10만2천524원과 비교하면 약 1년 사이 9% 이상 낮아졌다.

올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지난 2월(매월 말 기준) 9만9천909원으로 '10만전자'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였으나 이후 3월 9만8천667원, 4월 9만4천원, 5월 9만3천100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 실제 주가는 작년 1월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돌파했으나 이후 하락과 정체, 소폭 반등을 반복하다 지난 4월 이후로는 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들도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줄줄이 10만원 이상을 제시하면서 '10만전자'가 가까워지는 듯했다.

이후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 등에 지난해 하반기 들어 주가 눈높이를 낮추던 증권사들은 작년 말, 올해 초에는 업황 개선 기대에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그러다 지난 3월 말부터 증권사들은 재차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기 시작했다.

하이투자증권(9만4천원→8만2천원)과 KB증권(10만원→8만5천원), 유진투자증권(9만3천원→8만9천원) 등이 지난 4월 한두 차례에 걸쳐 목표가를 내렸다.

삼성전자, 호실적 기대에도 증권가 목표가 갈수록 하락
이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지난 2일 현재 63조7천억원이다.

6개월 전(55조원), 3개월 전(58조7천억원), 1개월 전(63조원)과 비교하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 전망치 역시 6개월 전 300조원, 3개월 전 312조9천억원, 1개월 전 325조원에서 현재 325조7천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실적 전망과 주가 목표가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원인으로는 삼성전자 역시 다른 기업들처럼 글로벌 긴축 기조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을 수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가 올라가면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이 커지니까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떨어지는 게 정상"이라며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2분기와 올해 연간 호실적 전망에도 하반기에는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밸류에이션 할인 요소로 작용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이후 실적부터는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기 때문에 목표주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소비자 수요에 연동되는 제품이 많다 보니 지금 실적은 괜찮지만 향후 실적에 대해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시각이 밸류에이션 할인을 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목표가 하향 조정에도 여전히 현재 주가와의 괴리율은 큰 상황이다.

지난 3일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6만6천800원으로 작년 1월 고점(9만1천원)과 비교하면 26.6%나 떨어졌다.

노 센터장은 "3분기 이후 실적에 대해 시장이 확신을 못 하고 있다"며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크고 노트북과 스마트폰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큰데, 이런 우려가 불식된다는 것이 확인되는 시점에 주가는 의미 있는 반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