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를 모집해 개인에게 대출해주는 P2P금융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이 금융업의 ‘변방’에서 ‘주류’로 올라서고 있다. 과거 투자금 돌려막기, 자금 유용 등의 사고가 터져 신뢰를 잃었지만 지난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시행 이후 제도권 금융회사로서의 신뢰를 회복하며 수백억원의 투자를 속속 유치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설립된 국내 1호 온투업체 8퍼센트는 최근 미국 마스터카드 출신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영입하고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엔 페이팔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미국 벤처개피털(VC) BRV캐피털로부터 453억원을 투자받았다. BRV가 한국 핀테크업체에 투자한 첫 사례다. 고금리 신용대출을 중금리로 바꿔주는 대환대출 공급을 늘리고, 긱워커(단기근로자) 전용 대출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8퍼센트, 피플펀드와 함께 6월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렌딧은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로부터 504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금감원에 등록한 32개 온투업체(최근 등록한 4개 업체 제외)의 대출 잔액은 1조304억원이다. 누적 대출액은 10조원을 넘는다. 업계는 온투업체가 머지않아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장악한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용평가모형 등을 통해 차입자의 금리는 낮추고, 투자자의 수익률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훈/이인혁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