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직원들 위해 '역대급 사기진작안' 마련한 현대차 [김일규의 네 바퀴]
현대자동차가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본인 결혼·출산 때 경조금을 대폭 인상하고, 기숙사는 1인1실로 새로 짓기로 했다. 첫 차를 구입하면 20% 할인 혜택에다 대학생 때 받은 학자금대출 이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최근 2021년 단체교섭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임금 인상, 정년 연장 등 핵심 안건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지만, MZ세대 사기진작안은 이견 없이 처리했다.

현대차는 직원 본인 결혼 때 경조금을 근속연수별 30만~50만원에서 근속연수 상관없이 10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출산 경조금은 1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린다.

울산공장 노후 기숙사는 내년 초 재개발하기로 했다. 1000억원 이상 들여 주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1인1실을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입사 후 첫 차를 구매할 땐 조건 없이 20%를 깎아주기로 했다. 지금은 근속연수별 10~30% 할인을 받는데, 신입사원의 경우 할인폭이 10%에서 20%로 높아지는 것이다.

학자금대출 이자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입사 후 대출을 갚고 있는 MZ세대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입사 3년 미만 직원에 한해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대출의 이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가 MZ세대 사기진작안에 서둘러 합의한 것은 회사는 물론 50대 생산직 위주의 노조 역시 젊은 직원들의 불만에 공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MZ세대 위주 사무·연구직 직원들은 회사와 기존 노조에 반발, 별도의 노조를 설립하기도 했다.

관건은 임금 인상, 정년 연장 등 노사가 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안건들이다.

현대차는 최근 단체교섭에서 기본급 월 5만9000원 인상, 성과금 125%+350만원, 격려금 200만원, 무상주 5주, 복지 10만 포인트 등 2차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노조원 평균 총 1413만원을 받는 효과다. 총액 기준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노조는 그러나 정년 연장, 전기차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일단 거부했다. 다만 회사가 이번주 제시안을 보완하면 여름휴가 전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총 100만원이 넘는 무상주 5주 지급은 노조가 파업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어서 파업의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다.

김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