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서 장수기업 희망포럼

상속세 감면 너무 까다로워
수십년 쌓은 노하우 지키도록
과세특례·공제 정책 뒷받침 절실
12일 강원 롯데리조트 속초에서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업은행이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2020 장수기업 희망포럼 ‘온택트 시대, 장수기업 미래를 연결하다’가 열렸다. 포럼에 참석한 승계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제공

12일 강원 롯데리조트 속초에서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업은행이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2020 장수기업 희망포럼 ‘온택트 시대, 장수기업 미래를 연결하다’가 열렸다. 포럼에 참석한 승계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제공

“기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닌, 기업의 영속을 위한 목적이 큽니다. 수십 년 쌓은 기술력과 인력, 자본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업은행, 홈앤쇼핑이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2020 장수기업 희망포럼’ 참석자들은 기업승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2일부터 이틀간 강원 롯데리조트 속초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온택트 시대, 장수기업 미래를 연결하다’는 주제로 기업승계에 대한 중소기업인 간 의견을 공유하고 관계망을 강화하는 장으로 열렸다.
“상속공제·과세특례 보완해야”
특별좌담회에선 유병연 한국경제신문 중소기업부장 진행으로 국내 기업승계 관련 정책 환경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이 논의됐다. 이병헌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임상혁 대한경영학회 학회장, 박종성 한국세무학회 차기 학회장,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과도한 세 부담을 기업승계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박 차기 학회장은 “우리나라 상속세, 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세계 최고 수준이고 할증과세를 받는 최대주주는 65%까지 적용된다”며 “상속·증여 시 지분 희석화로 인한 경영권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 대표는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상속세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상속세 감면을 위한 고용·사업 유지 요건 등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점도 기업 상속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속세를 감면하거나 유예하는 정책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정책 대상을 중소기업과 일정 규모 이하 중견기업으로 한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출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500억원을 상속 재산에서 공제하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학회장은 “기업 대표가 10년 이상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상속인이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해야 하는 등 지원 요건이 까다롭다”며 “100년 이상 기업승계가 이뤄진 독일과 일본에선 직계가족의 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등 가업 상속 문턱이 비교적 낮다”고 강조했다.

추 본부장은 증여세 과세특례제도에 대해 “승계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업승계 목적의 사전증여는 증여세 납부와 함께 과세를 종결하거나 상속 시까지 납부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대 간 편지 낭독’ 등 행사 다양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펼쳤다. 조 교수는 “인구는 시장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로, 거의 정확한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10년은 인구의 총수보다 인구의 질적인 특성이 중요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소기업도 밀레니얼 세대·Z세대로 대표되는 인구의 질적 변화를 고려해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부대 행사도 제공됐다. 유가공업체 삼익유가공의 이봄이 대표는 2세 경영인으로서 1세대 경영인에게 전하는 특별강연을 펼쳤다. 국내 컴포트슈즈 1위 중소기업인 바이네르의 김원길 대표는 1세대 중소기업인을 대표해 특별강연에 나섰다. 이어진 문화강연에선 박세리 2021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이 연사로 나서 ‘골프로 보는 인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사무용품 유통업체 드림오피스의 2세 경영인인 김소희 대표는 갈무리 이벤트로 창업주 김학상 회장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김 대표는 “칠십 평생 일만 하신 아버지에게 드림오피스는 인생이고 삶 그 자체였다”며 “지금도 회사 걱정이 많은 아버지를 보며 아직도 모자란 나 자신을 느낀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속초=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