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1만명 다녀간 '단지 세탁소'
빙그레가 1974년 출시한 바나나맛우유는 하루평균 약 80만 개씩 팔린다. ‘단지우유’라는 별명이 붙은 배불뚝이 모양의 플라스틱 용기도 같은 양만큼 버려진다. 그중 분리배출을 통해 재활용되는 비율은 35% 안팎에 불과하다. 용기에 붙은 라벨을 떼지 않거나 내부에 내용물이 남아 있으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젊은 층 사이에 ‘그린슈머(환경을 뜻하는 그린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의 합성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새로운 소비 세대가 올해로 마흔일곱 살인 바나나맛우유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착한 소비를 매개로 활용한 것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단지 세탁소’(사진)를 운영하게 된 취지다. 보름여간 1만여 명이 행사장을 다녀갔다.

캠페인에서 활용한 단지 세탁기는 광고대행사 오버맨에서 대당 1억원을 들여서 특수 제작했다. 빈 우유 용기를 세탁기 안에 거꾸로 집어넣으면 약 30초 동안 용기가 회전하면서 세척하는 방식이다.

빙그레는 단지 세탁기 두 대를 10~20대가 많이 찾는 카페 ‘할아버지 공장’에 배치했다. 가수 아이유가 광고 영상을 촬영한 장소에서 친숙하게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장승은 오버맨 대표는 “10~20대의 주요 관심사인 ‘환경’과 ‘체험’을 매개로 브랜드와의 소통을 끌어냈다”며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캠페인을 지속해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