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선탄시설…일제 강점기 건설 당시 그대로 간직
'8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

철암역두 선탄시설.
강원 태백시 '철암역 앞'(철암역두)에 있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의 시설이다.

선탄은 석탄에 포함된 이물질을 제거하고, 괴탄(덩어리 석탄)과 분탄(작은 입자의 석탄)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탐사에서 굴진(땅을 파 들어감), 채탄(석탄을 채굴함), 운반 등으로 진행되는 석탄 생산의 마지막 과정이기도 하다.

철암역두 선탄시설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 건설됐다.

일제는 1937년 장성광업소 개발과 거의 동시에 철암역두 선탄시설을 만들었다.

그만큼 석탄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시설이다.

국내 최초 선탄시설이자, 현재도 가동 중인 시설이다.

'8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

◇ 구조물 대부분 1939년 일제 강점기 건설 당시 그대로
현재 가동 중인 시설 대부분도 일제 강점기 당시 지어진 구조물 그대로다.

신옥화 태백시 관광문화과장은 "일제 강점기 석탄 산업 시설의 원형을 간직한 철암역두 선탄시설은 영구히 보존할 가치 있는 역사적 산업유산이다"며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등록문화재 21호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8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

최근 장성광업소, 철암동 주민자치위원회, 철암살리기범발전추진위원회는 일반인도 철암역두 선탄시설을 돌아볼 수 있는 투어 상품을 개발했다.

투어는 장성광업소 철암생산부의 목재 개인 사물함으로 이뤄진 작업화·안전모 보관소에서 시작된다.

30일 둘러본 작업화·안전모 보관소에는 이름표 없는 개인 사물함이 많았다.

석탄 산업 사양화에 따른 감원 영향이다.

1989년 4천421명에 달했던 장성광업소 직원은 현재 채 500명도 남지 않았다.

작업화·안전모 보관소와 작업화 세척장을 지나면 입갱 전후 광부들의 이동 통로인 방한 갱도가 나온다.

겨울철에는 추위, 여름철에는 비를 막아주는 시설이다.

방한 갱도는 현재 사용 중인 지하 막장 갱도와 유사한 모습이다.

장성광업소의 지하갱도 총길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 477㎞의 70%인 327㎞에 달한다.

'8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

◇ 광부 애환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 여행
방한 갱도는 지하 막장으로 광부와 물자를 수송하는 백산 갱구 입구로 이어진다.

백산 갱구는 입구에서 200m까지의 수평갱과 경사 약 18도의 사갱 1천300m로 이뤄져 있다.

축전기로 움직이는 갱차가 광부와 물자를 수송한다.

일반인은 백산 갱구 입구만 볼 수 있다.

'8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

'80년 전으로의 시간여행'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

백산 갱구에서 장성광업소 직원과 가족에게 연탄을 공급하던 연탄공장을 지나 철암역 철로 옆을 따라 걷다 보면 멀리 철암역두 선탄시설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색 시멘트 건물과 검은색 석탄 더미가 빚은 철암역두 선탄시설은 80년 역사를 간직한 한장의 흑백사진이다.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는 토·일요일 주말 하루 최대 4회까지 회당 15명씩(1일 최대 60명) 운영된다.

류태호 태백시장은 "철암역두 선탄시설 투어는 우리나라 석탄 산업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여행이자, 광부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감성 가득한 아날로그 여행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